"재정청문회 검토" vs "여유재원 활용"…여야, 세수결손 공방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세종=정현수 기자 | 2024.10.28 20:09

[the300][2024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최상목(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0.28.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여야가 기획재정부와 국세청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세수결손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가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6조원 규모의 기금을 동원하는 것에 대해 "감사원 감사 청구, 재정청문회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가재정법에 따른 여유 재원 활용"이라고 맞섰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에 대한 종합국감에서 "정부의 세수결손 관련 대응에 대해 유감이다"며 "감사원의 감사청구 또는 재정청문회도 한번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종합 국감에서 올해 29조6000억원의 세수결손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6조원의 기금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4조~6조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 2조~3조원 규모의 주택도시기금 등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재정 대응 방안을 보면 국회에 대해 약속을 어긴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예산은 국민의 돈이고 (정부가) 관리하는 것인데 마치 기재부가 마음대로 재정을 주무르고 있어 문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가 국회와 사전 논의 없이 세수 재추계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는 항의도 나왔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에 국정감사는 이날 오전 40여분간 중지됐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게 국회랑 사전 협의를 하는 것이냐. 언론에 미리 알리고, 국민께 알리고 국회에 사후 통보하는 것"이라며 "세번씩이나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했으면 사전에 협의했어야 한다"고 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도 "언론을 통해 국회는 다 내용을 알고 있다. 보고에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했다.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도 "갑자기 발표하는 것은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2024.10.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최선의 결단"이라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은 지속가능성이 제일 중요하다"며 "국채 발행 없이 국가재정법에 따라 여유 재원과 가용 재원을 최우선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정부의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도 "지금 정부에서 국회에서 확정된 예산을 임의로 깎자는 건 아니다"라며 "어떤 측면에서는 국회에서 확정한 세출 예산을 최대한 차질없이 집행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 재추계에 따른 재정 대응방안을 두고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방안과 가용재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비교해봤을 때 후자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며 "(국채 발행으로)국가채무를 늘리는 건 미래세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대외신인도도 악화시킨다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한은이 전망한 0.5%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특히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0.8%p(포인트)를 기록했다.

오 의원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과 달랐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희망만 이야기하고 전망이라는 걸 과학적 근거라고 얘기하면서 국민을 수치로 속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경제가) 하반기에는 잘 될 것이다. 내년에는 잘 될 것이라고 근거 없는 낙관을 계속할 것이냐"라며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있고 무엇을 변화하고 변경하라는지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 부분은 예상대로 회복했는데 수출은 일시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3분기 GDP를 봤을 때 회복세는 유지하지만 불확실성은 커졌다"고 말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의에도 최 부총리는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망한 올해 성장률은 2.6%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2.4%다.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이 법인세를 제대로 내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의원은 "통신망 사용 현황을 보면 구글이 28.6%를 쓰고 있는데 매출과 법인세 낸 것을 보면 네이버와 카카오에 대비해서 (적다)"며 "구글코리아가 매출을 과소 책정해 세금을 안 낸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은 "저희는 국내법과 국제조세협약에 따라 성실하게 납부하고 있다"며 "인터넷 이용량 대비 매출이 적은 부분은, 해당 서비스는 구글코리아가 계약의 주체가 아니고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다보니 구글코리아의 매출이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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