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NHK·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아사히신문·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27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총 의석수 465석) 선거에서 현 집권당인 자민당은 19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이 확보한 24석을 합쳐도 총 215석으로 중의원 최소 과반인 233석에 18석 부족하다.
자민당의 의석수는 입헌민주당에 정권을 빼앗겼던 2009년 총선 이래 최저 수준이다.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놓친 것은 12년 만, 연립 여당 기준으로 15년 만에 처음이다. 선거 전과 비교하면 의석수를 비교하면 64석이나 잃었다. 종전 자민당 의석수는 247석, 공명당은 32석으로 중의원 절반을 훨씬 넘는 총 279석에 달했다.
제1야당이 전체 의석의 30%(140석) 이상을 차지한 것은 1996년(신진당 156석)과 2003년(입헌민주당 177석) 두 차례에 불과했는데 이번에 일본 정치 역사를 다시 쓰게 됐다. 특히 2003년 중의원 총선에서 약진한 입헌민주당이 2009년 정권을 교체한 전례로 비춰볼 때 이번 선거는 장기간 지속된 자민당의 독주체제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짚었다.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운 선거 결과를 받아든 이시바 총리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참패로 이달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가 최단기 총리(종전기록 1945년 54일)로 사퇴할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이시바 총리는 끝까지 책임을 지고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당 안팎에서 한계를 드러낸 리더십은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노다 요시히코 대표는 "여당이 과반에 못 미치면 다른 여당과 협력해 정권을 교체하겠다"며 "당장이라도 다른 당과 성의 있는 대화를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이다. 다만 현재 일본 야당들이 정권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다. 산술적으로는 야당이 모두 결집해 과반 의석 확보가 가능하지만 앞서 여러 지역구에서 후보 단일화에도 실패한 만큼 단일 총리 후보 추대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시바 총리가 끝까지 사퇴하지 않고 재임에 성공해 2차 내각이 발족되더라도 '식물내각'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내 '이시바 흔들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와 최종 승부를 겨룬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최고 고문이 이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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