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신약 '렉라자' 효과 유한양행, 3분기 영업익 8배 급증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10.28 16:25
유한양행 실적 추이/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유한양행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됐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 효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8배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분기 최대로 연간 매출 2조원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8% 증가한 5182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1% 증가한 545억원, 당기순이익은 85% 증가한 237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영업익의 경우 당초 증권사가 예상한 평균치인 316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번 실적은 렉라자의 성과가 견인했다. 지난 8월 국내 항암제 중 처음으로 FDA 품목 허가를 획득한 후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달 11일 공시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이번 허가를 통해 수령한 마일스톤은 6000만달러(약 832억원)로 3분기에 반영됐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렉라자의 마일스톤 등이 반영된 라이선스 수익은 981억원으로 전년 동기 5억 대비 19494% 증가했다.

사업부별로 살펴보면 약품사업, 생활건강사업, 해외사업 등이 각각 전년 대비 0.5%, 13.3%, 19.6% 증가했다. 약품사업의 경우 비처방 품목이 12.7% 증가했다. 특히 여성 질 건강유산균인 엘레나의 실적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229억원을 기록했다.

처방 품목 중에서도 코푸시럽·정의 경우 전년 대비 60% 증가한 33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는 감기 등으로 병원 방문이 늘어나 전통제약사에게는 호재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약인 트윈스타도 전년 대비 12.8%, 당뇨병약인 자디앙도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현재 3분기까지 별도기준 누적 매출이 1조5329억원에 달하는 만큼 전통제약사 중 처음으로 '2조 클럽' 가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2014년 제약바이오업계 중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렉라자를 제외하고도 기존 제품으로도 2조 클럽 가입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1조5000억원가량을 달성한 것도 처음"이라며 "4분기에는 분기당 20%가량 성장하는 해외사업부와 분기당 10% 성장하는 생활건강사업부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품목도 판매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자회사인 유한화학의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도 오는 12월 생산시설 증설이 완료되면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렉라자와 관련된 추가 수익은 연내 유럽에 출시가 될 경우 반영되는 약 240억원가량의 마일스톤뿐이다.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예정돼있지만 빠르면 내년 정도로 예상된다. 로열티의 규모는 계약상 비밀유지 조건 때문에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현지 매출의 10~15%가량으로 예측된다. 판매량에 따라 최소 1000억에서 최대 3000억원가량으로 점쳐진다.

유한양행이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제2의 렉라자'를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분석도 있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보다 기업가치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며 "레이저티닙 외 주력품목이 부재하고 투자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유한양행 관계자는 양성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YH32367', 지속형 알레르기 치료제 'YH35324', 고셔병 치료제 'YH35995' 등을 제시하며 "유한의 파이프라인은 항암제,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대사질환, 면역염증질환 등 33개에 이르고 이 중 8개 파이프라인이 임상에 진입했고 내년 4개 이상 추가되면 12개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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