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자궁내막증, 홍삼 먹으니 개선돼…"여성호르몬 영향 없어"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10.28 14:57

이영주 세종대 교수팀, 고려인삼학회 학술대회서 발표

홍삼을 섭취하면 여성호르몬의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자궁내막증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에서 입증됐다.

28일 제주도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진행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세종대 바이오융합부 이영주 교수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자궁내막증의 예방·치료 대안으로 홍삼을 지목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의 조직에 붙어 증식하는 양성 질환이다. 자궁내막증은 출혈·통증·염증을 일으키고 난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성인 여성의 10명 가운데 1명꼴로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받는데, 특히 30~40대의 발병률이 높다.

그간 의학계에서는 자궁내막증에 대해 호르몬 요법,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왔는데, 아직 명확한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특히 수술적 치료는 조기 폐경 같은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최근 학계에선 '폐경 시작 나이가 기대수명과 관련 있다는 점', '조기 폐경이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연구 결과로 잇달아 발표되면서 자궁내막증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영주 교수팀은 세포실험을 통해 홍삼이 자궁내막암 세포에서 환경호르몬(프탈레이트)이 유도한 염증 유발 효소인 콕스투(COX-2)를 억제해 통증 유발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점을 확인했다. 홍삼이 염증·통증을 막은 것이다. 자궁내막암 세포에서 RNA 염기서열분석을 통해 홍삼이 환경호르몬으로 인해 변화한 염증 유발 유전자를 조절한다는 점도 밝혔다.


28일 제주도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진행된 고려인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이영주 세종대 바이오융합부 교수가 홍삼 섭취의 자궁내막증 개선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학술대회는 27일 개막해 30일까지 열린다. /사진=고려인삼학회
연구팀은 자궁내막증이 있는 마우스 모델에 홍삼(200㎎/㎏, 400㎎/㎏)을 경구 투여하는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그랬더니 홍삼 섭취군이 비섭취군(대조군)보다 자궁내막 병변 크기가 줄어들고, 면역화학적 조직 염색을 통해 홍삼이 자궁내막 기질세포 증식을 유의적으로 감소시킨다는 점도 규명했다.

그뿐 아니라 연구팀은 환경호르몬(EDC·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국제 표준화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홍삼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합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난소 절제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에스트로겐 처리군'은 자궁의 무게를 증가시켰으나 '홍삼 투여군'은 자궁 비대를 유발하지 않아 체내에서 여성호르몬 활성이 없음을 밝혔다. 또한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마우스 모델에 홍삼을 투여했을 때 유방암 종양 부위가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혀냈다.

이영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홍삼이 자궁내막증 개선에 도움을 주면서도 여성호르몬 수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홍삼이 여성 질환 예방 및 치료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면서 "홍삼의 자궁내막증 보호 효과는 수술로 인한 조기 폐경 등 관련 문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중국·일본·미국 등에서 온 연구진이 홍삼의 대장암 성장 억제 기전,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통한 장·뼈 건강, 암 치료 효과, 호흡기 바이러스 면역력 효과 등 총 30여 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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