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아있다는 걸 보여줬다" 롯데 '아픈 손가락' 1차지명 또 무실점 호투, 다시 존재감 뿜뿜

스타뉴스 양정웅 기자 | 2024.10.28 11:24
롯데 윤성빈이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최근 6년 동안 1군 단 3경기에 등판했던 '아픈 손가락' 윤성빈(25·롯데 자이언츠). 본인의 말처럼 '살아있음'을 보여주면서 다시 한번 꿈틀거리고 있다.

윤성빈은 2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장쑤 휴즈홀스(중국)와 2024 울산-KBO Fall League 경기에 등판, 2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회 초 마운드에 오른 윤성빈은 첫 타자 두 샤오레이를 상대로 연이어 패스트볼을 뿌려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후 볼넷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를 곧바로 병살로 처리하면서 이닝의 문을 닫았다.

이어 5회에도 투구를 이어간 윤성빈은 선두타자 천천을 포크볼로 삼진아웃 처리했다. 왕 리즈는 2루타를 치고 나갔지만 1번 주 쉬둥을 속구를 통해 삼진으로 잡아냈다. 윤성빈은 차오 제마저도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이닝의 아웃카운트를 모두 삼진으로 만들었다.

이날 윤성빈은 시속 140㎞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포크볼을 앞세워 장쑤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꾸준히 그의 발목을 잡은 제구 불안도 이날 경기에서는 나오지 않았다.

앞서 윤성빈은 지난 16일 부산 기장-KBO 야구센터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키움 퓨처스팀)와 경기에서도 등판,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그는 최고 시속 150㎞의 속구를 뿌리며 고양 타자들을 요리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 /사진=KBO 제공
비록 등판이 자주 이뤄지지는 않지만, 윤성빈은 이번 교육리그에서 실전 등판에 나서며 또다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그는 대회 초반 스타뉴스와 만나 "일단 해야 할 부분이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거니까, 변화구든 직구든 빠른 카운트 내에서 승부하려고 했다"며 "많이 못 던지더라도 올라가는 동안 최대한 집중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윤성빈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당시 계약금 4억 5000만 원을 받을 정도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첫 시즌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매달린 그는 2018년 1군에 데뷔해 18경기에서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를 기록했다. 50⅔이닝 동안 65개의 삼진을 잡으며 구위를 증명했다.


하지만 윤성빈은 이듬해부터 6시즌 동안 1군 단 3경기 등판에 그쳤다. 2019년과 2021년 각 1경기씩 등판했고, 그 사이 NPB 지바 롯데 마린스와 미국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서 연수도 받았지만 성과가 나지 않았다. 군 입대를 선택했다가 건강 문제로 인해 미뤄졌고, 지난해에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는 아픔도 있었다.

윤성빈은 올해 7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육성선수 신분에서 정식선수로 등록됨과 동시에 3년 만에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이어 같은 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무려 5년 4개월 만에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1회에는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던지며 2실점으로 막았지만, 2회에는 제구가 흔들리며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강판됐다. 1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4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해 패전을 떠안았다.

롯데 윤성빈이 지난 7월 30일 인천 SSG전에서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올해 유일한 1군 등판을 떠올린 윤성빈은 "감독님이 기회를 주셨는데 잡지 못했다. 1회에 너무 경직된 게 느껴져서 긴장을 풀었는데 그게 안 좋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아직은 짱짱하다는 걸 보여줄 수 있었고, 포기하지 않고 내년에도 1군에 올라갈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아직 윤성빈이라는 투수가 있음을 보여준 2024시즌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는 "일단 살아있다는 걸 보여줬으니까, 내년에는 쭉 있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어느 보직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감독님이 등판시켜도 불안감을 안 가지게끔 제구 등을 만들겠다"고도 했다.

윤성빈은 이번 비시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간다. 그는 "제2 구종을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스트라이크를 꽂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고 한다"고 계획을 말했다. 포크볼을 '세컨드 피치'로 꼽은 그는 "(김)원중이 형이나 (구)승민이 형처럼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 윤성빈이 7월 30일 인천 SS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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