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8일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발표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지난 23일까지 주당 89만원에 자사주 공개매수를 했다. 유통 가능 주식이 17%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얼마나 많은 자사주를 최 회장 측이 확보했을 지 여부가 관건이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취득 후 소각' 과정을 거칠 예정이기 때문에 최 회장 측 지분은 '백기사' 베인캐피탈의 확보 주식 2.5% 만큼 상승할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의 우호 지분율이 33.99%여서,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6.49%까지 오를 수 있다. MBK·영풍의 확보분(38.47%)에 다소 못 미친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유통 가능 주식 대부분이 몰렸을 경우, 의결권 있는 주식 기준 MBK·영풍의 지분율은 48%, 최 회장 측은 45~46% 수준으로 추정된다. MBK·영풍이 유리하긴 하지만 과반을 확보하진 못했기에 최 회장 측 입장에서도 추격의 여지가 있다. 이런 구도 속에 전장이 '공개매수'에서 '주주총회'로 옮겨지는 모양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한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회 인원 상한이 없어서, 신규 이사 12명 이상을 MBK·영풍이 추가로 선임한다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다. 하지만 주총 소집 권한이 있는 현재 이사회가 임시주총 소집 요청을 거부할 가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MBK 측은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를 따로 신청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1~2개월이 소비될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 측이 MBK·영풍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고려아연 측은 지분 7.83%를 보유한 캐스팅보트 국민연금을 향해 "믿고 기다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상태다. 국민연금이 여기에 화답한다면, 주총의 무게추가 최 회장 쪽으로 쏠린다. 국민연금은 2년 전 주총에서 장형진 고문을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에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했던 적이 있다.
MBK·영풍은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율 확대 카드 역시 만지고 있다. 문제는 지난 23일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수직상승한 점이다. 지난 23일 87만6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113만8000원, 25일 125만3000원으로 올랐다. 유통 가능 주식 수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급감한 가운데, MBK·영풍의 장내매수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급등한 것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12일 주가(55만6000원)까지 생각한다면, 장내매수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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