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대규모 파병' 시인…정부는 미국·EU·NATO와 대응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10.27 10:54

[the300] 국정원 등 정부대표단 28일 NATO·EU와 관련 동향 공유
김용현 장관, 30일부터 美 국방장관과 회의…살상무기 지원 가능성

북한 특수부대원으로 추정되는 인원들의 열병식 모습. / 사진=뉴스1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러북이 사실상 시인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미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유럽연합(EU) 측과 면담하고 관련 대응을 본격화한다. 정부는 이번 면담을 통해 단계별로 취할 조치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전망이다.

27일 국방부와 외교부 등에 따르면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정부대표단은 오는 28일 벨기에 브뤼셀 NATO 본부에서 32개 회원국 대사들이 참석한 북대서양이사회(NAC)를 대상으로 북한군 파병 동향 브리핑을 실시한다.

이번 대표단 파견은 우리 정보당국의 북한군 파병 정보를 공유받고자 하는 NATO 측의 요청에 따른 조치다. 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은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국 대표단 파견을 요청했고 윤 대통령은 신속한 파견을 약속한 바 있다.

대표단에는 국정원 관계자를 비롯해 박진영 합동참모본부 정보부장(소장), 유정현 주벨기에 대사 등 정보·국방·외교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대표단은 NATO 측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NATO 측의 지원 요구를 청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비살상무기만 지원해 온 정부는 북한군의 전쟁 개입 수준에 따라 방어용무기, 살상무기 등을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군 당국이 현재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살상무기는 대공 미사일 무기체계, 155㎜ 포탄, 무인기(드론) 등이 꼽힌다.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탄도탄 요격미사일 체계 천궁-Ⅱ는 우크라이나가 가장 필요한 무기 체계로 알려졌다. 연일 미사일이 날아오는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방공 체계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천궁-Ⅱ 같은 미사일 요격 체계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미국·이스라엘·중국·러시아 정도다.

일각에선 NATO 측이 우리 정부에 무기 지원 뿐 아니라 인력 파견 또는 파병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리 정부와 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포로가 된 북한군 심문, 귀순 시 통역 지원, 대북 심리전 등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표단은 NATO 일정을 수행한 뒤 EU 정치안보위원회(PSC)에서 각각 북한군 파병 동향 관련 브리핑을 한다. EU 고위 관계자들과도 면담할 예정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조선인민군(북한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일부 구간을 폭파한 사실을 언급하고 "우리 군대는 대한민국이 타국이며 명백한 적국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 사진=뉴시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오는 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과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갖는다. 두 장관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SCM에선 러북 군사협력을 규탄하고 한미 공동 대응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 파병 상황에 따라 한미 양국이 우크라이나에 한국산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을 공식화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 회의를 갖고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3국이) 긴밀한 공조 하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가기로 했다"고 했다.

외교부도 유엔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러북 간 불법 군사협력 규탄 목소리를 높여나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북은 사실상 북한군의 파병을 시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보도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지난 25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 "만약 지금 국제보도계가 떠들고 있는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파병을 인정했다.

북한군은 곧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현재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특수부대 등 병력 3000여명을 우선 파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북은 북한군의 파병 소식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 시베리아 원주민으로 신분증을 위조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등 외신도 북한군 장성 3명 등 장교 500명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이 이미 러시아에 가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병력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러시아 현지에서 무인기 조종을 비롯해 각종 군사장비의 사용법에 관해 교육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故김수미 '양아들' 탁재훈·이상민 "뵐 수 없어 더 힘들어"…빈소 왜 못 갔나
  2. 2 "평생 간직하고 살겠습니다"…김수미가 이상민에 남긴 한마디
  3. 3 김수미 "2~3년 후에 죽을지 모르지만…" 8월 방송서 유언 언급
  4. 4 5000년 역사적 저점왔다…"금 7배 오른면 은은 14배" [부꾸미]
  5. 5 김수미 절친 "몸 생각해" 당부했는데…'모두의 어머니' 빈소에 조문 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