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금리결정에 새 고려요인…상승속도 빨라"

머니투데이 워싱턴D.C.(미국)=김주현 기자 | 2024.10.27 12: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G20재무장관회의 출장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G20재무장관회의 출장 기자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번까지는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다시 (통화정책의)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선 "수출 성장률 둔화세가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 판단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수출 성장률 둔화·금융안정·강달러' 종합적으로 봐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고 있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이 총재는 26일(현지시간) 동행취재단과 기자간담회에서 "달러가 굉장히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올라있고 상승 속도도 빠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피벗(정책기조 전환)하면 환율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견고하게 성장하면서 미국이 금리를 금방 내리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만해도 미국이 금리를 낮추면 환율이 절상된다고 보는게 지배적이었지만 일부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강달러가 계속될거란 견해가 많아서 추세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수출 성장률 둔화가 내년 성장률에 어느정도 영향을 줄지와 거시건전성 정책이 금융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보이는지, 미국 대선이 끝난 다음에도 달러 강세가 지속될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통위원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은 불확실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수출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 얼마나 갈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해서 내년 성장률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성장률과 내년 성장률이 얼마일지는 아직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은 미래를 보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2024년 숫자 자체는 통화정책에 큰 영향이 없다"며 "4분기 성장률이 정말 안나온다고 해도 잠재성장률(2%) 보다는 반드시 높을 것이기 때문에 성장이 갑자기 망가져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3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에 대해선 "내수 성장을 0.9%로 예상했는데 세부 항목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예상에 부합했다"며 "조금 기다리면 하반기부터 내수가 회복될 것이라고 했던 한은의 생각이 맞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인 수출과 관련해서는 "'수출이 반토막 났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전년 동기로 비교하면 아직도 6%이상 성장하고 있고 빠르게 오르던 수출 성장률이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가 좋았기 때문에 수입이 늘면서 순수출 기여도가 낮아진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의 분기별 성장률 예측치가 크게 빗나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예측은 틀리기 마련이고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총재는 "분기 숫자는 마구 변하고 연간보다 변동이 훨씬 크다"며 "4분기 실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2.4%로 예상한 연간 성장률이 2.3%나 2.2%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하면 크게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텐데 0.5%가 0.1%이 되니 크게 틀렸다고 보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후보가 되든 대중 정책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대중 정책 만큼은 강성으로 갈 것으로 보이고 관세를 전세계적으로 부과할것인가 하는 문제는 어떤 후보가 당선될지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도 빨리 내리기 어렵게 되면서 연준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중앙은행 총재끼리는 이달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낮춘다고 해서 강달러 추세가 쉽게 전환되지 않을 수 있고 이에 따라 통화정책 효과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논의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금리인하 실기론 반박…"1년 뒤 평가해달라"


일각에서 나오는 금리인하 실기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다. 이 총재는 "금리인상기에 미리 많이 올렸으면 지금 내리면서 효과를 봤을것이라는 견해는 환자를 일부러 많이 아프게 만든 다음 약을 줘서 조금 낫는다고 명의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보다 금리를 조금 올리면서 물가상승률을 목표수준(2%)까지 내렸으니 칭찬받을 일"이라며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면 자영업자는 더 힘들게 만들고 부동산PF도 더 망가트려 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7월부터 미리 금리를 낮췄다면 경기가 좋아지지 않았겠나하는 의견은 틀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통화정책에서 금융안정도 같이 고려할지 경기만 볼 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분기 성장률이 0.1%로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1년쯤 지난 다음 경기가 크게 후퇴하지 않고 금융안정도 됐다면 칭찬을 받고, 경기가 나빠졌다면 한은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에 금리를 내렸다면 가계부채와 부동산가격이 잡혔을지 물어보고 싶다"며 "금리를 미리 내렸다면 지금 환율은 더 올라서 복잡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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