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괜히 '국민거포'라고 불린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모두가 기대를 내려놨을 때 박병호(38·삼성 라이온즈)는 삼성에 승기를 안겨주는 대포를 터뜨렸다.
박병호는 2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3차전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팀이 3-1로 앞선 6회말 김헌곤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터뜨렸다. 결국 삼성은 4-2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도중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박병호는 타율은 0.231에 그쳤으나 23홈런 70타점을 날리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그럼에도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에 대한 믿음을 거둘 수 없었다. 경기를 앞두고도 "좀 해줘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타격이 침체기이다보니 베테랑들이 부담을 갖고 하는 것 같다"며 "다시 홈으로 왔으니까 그런 분위기를 한 번 반전을 시켜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박병호는 7회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을 맞았다. 전상현은 지난 21일 삼성이 1차전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에서 경기가 중단된 뒤 23일 재개된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구원 투수로 등장해 무실점 호투로 삼성을 울린 투수였다. 이 경기에서 결국 삼성은 불펜까지 무너지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고 2차전까지 내줘야 했다.
팀이 2-1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7회말 마운드엔 전상현이 등장했다. 어떻게든 점수 차를 지켜 후반 역전을 노려본다는 계산이었다.
타자가 박병호였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2회 1사 1루에서 3루수 방면 병살타를 때려낸 박병호는 5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높은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전상현은 초구 바깥쪽 시속 138㎞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박병호는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휘둘렀다. 타구는 우중간으로 쭉쭉 뻗더니 결국 비거리 120m의 대형 홈런이 됐다. 더불어 박병호의 PS 통산 14번째 홈런으로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 타이 기록을 이뤘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에서 박병호는 제 몫을 해냈다. 김헌곤이 이번 가을야구 벌써 4번째 홈런을 날렸고 이성규도 자신의 가을야구 커리어 첫 홈런을 이날 장식했다. 김영웅도 벌써 가을야구 3번째 홈런. 다시 불을 뿜은 삼성의 대포쇼가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간절히 기다렸던 박병호의 홈런포가 터져나왔다는 게 향후 시리즈에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