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제초-자양중-서울고를 졸업한 김서현은 지난해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입단 계약금은 5억원. 신장 188㎝, 체중 91㎏의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김서현은 이미 자양중 3학년 시절부터 시속 150㎞의 공을 뿌리는 파이어볼러로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있었으니, 바로 불안한 제구였다.
김서현뿐만 아니라 많은 강속구 투수들이 제구 안 되는 빠른 볼로 프로 무대에서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서현은 김서현은 지난 시즌 20경기에 등판(선발 등판은 1경기)해 승패 없이 1세이브 평균자책점 7.25에 그쳤다. 총 22⅓이닝 동안 22피안타(1피홈런) 23볼넷 7몸에 맞는 볼 26탈삼진 20실점(18자책)의 세부 성적을 올렸다.
올 시즌 김서현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37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1승 2패 10홀드 평균자책점은 3.76. 총 38⅓이닝 31피안타 32볼넷 4몸에 맞는 볼 43탈삼진 20실점(16자책). 무엇보다 홈런을 단 1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뒤 후반기에만 30경기에 출장하며 두터운 신임을 얻었다. 특히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앞세워 당당히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아직 김서현의 올 시즌 야구가 끝난 게 아니다. 바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야구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한화 선수로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건 김서현이 유일하다. 역시 파이어볼러인 문동주가 부상으로 빠졌으며, 지난해 홈런왕에 올랐던 노시환 역시 부상으로 낙마했다.
김서현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처음으로 소집된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에 임했다. 한화에는 황준서 등 1년 후배들이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막내뻘이다. 이날 소집된 훈련 인원 중 김서현보다 어린 후배는 김택연(19·두산)밖에 없었다. 둘은 나란히 물병을 옮기는 등 나란히 막내 역할을 했다.
바로 최일언 대표팀 투수 코치가 김서현을 집중적으로 지도했기 때문이었다. 최 코치는 김서현 옆에서 계속 공을 던지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봤다. 처음에는 비교적 먼 거리에서 살살 던지더니, 점점 거리를 좁혀 투구 속도를 높였다. 최 코치는 김서현이 투구를 마칠 때마다 조언을 건네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김서현의 무릎을 만지며 밸런스를 잡아주는 모습도 보였다. 그의 1:1 지도는 이날 훈련이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다른 투수들은 캐치볼을 마친 뒤 외야에서 러닝을 했지만, 김서현만 홀로 남아 계속 공을 뿌렸다.
아직 김서현의 대표팀 최종 합류가 확정된 건 아니다. 현재 35인 예비 엔트리로 훈련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 명단에 뽑혀야 대회가 열리는 대만행 비행기에 내달 8일 오를 수 있다. 과연 국내 최고 투수 전문가의 집중 지도를 받은 김서현이 대표팀, 더 나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벌써 한화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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