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불출석 '꼼수' 이기흥 체육회장…담달 11일 다시 부른다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 2024.10.25 09:56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피곤한듯 잠시 눈을 비비고 있다. 2024.10.22.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다음달 11일 대한체육회에 대한 현안질의를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다시 출석시키기로 했다.

문체위는 25일 새벽 0시 2분경 전체회의를 열고, 이기흥 체육회장을 다음달 11일로 정한 현안질의 증인으로 출석요구하기로 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전북 남원시청에서 열린 업무협약식에 참석해야한다며 국감에 불출석했던 이기흥 회장은 국회에 다시 출석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24일 오전 10시 시작된 종합감사에 이기흥 회장이 불출석하자 문체위는 회의 개시 직후에 이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 발부를 바로 의결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동행명령에 응하지 않고 24일 밤을 넘겨 25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지막 국감에 끝까지 출석하지 않았다.

이 회장이 국감출석 대신 본인이 직접 가야한다고 주장했던 업무협약식은 일정표에 따르면 오전 11시에 남원 시청 회의실에서 시작돼 11시 50분에 종료된다. 11시 50분부터는 참석자 오찬으로 정해져 있고 길게 잡아도 오찬까지 포함해도 오후 2시경에는 모든 행사가 종료됐을 것으로 보인다. 남원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는 열차를 이용해도 KTX 승차시간 2시간 10여분을 포함해 3시간 정도, 고속도로를 승용차로 이용해도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업무협약식이 끝난 뒤에 출발하면 늦더라도 오후 6시 이전엔 국회의사당에 도착할 수 있다. 이날 문체위 종합감사는 25일 새벽 1시39분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이 회장은 아무리 늦어도 충분히 당일 국회에 출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회장은 앞서 국감 종합감사 전날인 전날(23일) 오후 4시경, 24일 오전 11시에 전북 남원시청에서 열리는 유소년스포츠콤플렉스 건립 업무협약식 참석을 사유로 적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회장은 문체위 야당 간사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만 불출석에 대해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문체위 여당 간사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시간 약속도 없이 일방적으로 찾아왔다가 저와 보좌진을 만나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불출석하겠다고 통보했다"며 "국민과 문체위, 국회를 모독한 행위다"라고 말하며 동행명령장 발부를 요청했다.

이어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에 보면 출석요구일(24일) 3일 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지난 9월 24일에 이미 10월 24일로 국감 종합감사 일정이 정해졌음에도 10월 첫째주에 오늘(24일) 불출석할 명분으로 제출한 남원 행사를 갑자기 잡았다"며 "이건 일부러 국회에 출석하지 않으려 행사를 잡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전재수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 도중 전체회의를 열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의 건을 가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 건립 업무협약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했다. 2024.10.2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박 의원은 "사유가 있었다면 그제 22일 여기에서 하루 종일 국감을 받으면서 (24일엔 불출석 하겠다고)위원들에게 말하고 사전에 양해라도 구했어야 했는데 전혀 그런 얘기가 없다가 갑자기 불출석했다"며 "국회에 나와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하고 무시한 이기흥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을 요청하고 즉각 의결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에 대해 "이 회장의 불출석 사유가 얼마나 엉터리인가 하면 불출석을 위해 남원 유소년스포츠콤플렉스 업무 협약식을 간다고 21일 대한체육회가 부랴부랴 출장 계획을 세웠고 22일에야 남원시에서 대한체육회에 관련 공문을 보냈다. 남원시장과 전북도지사가 참가한다고 했으나 도지사는 참석하지 않는다고 한다. 남원시장의 일정 계획에도 없었던 행사가 대한체육회 요청으로 급조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얼마나 국회를 우습게 보면 이렇게 행사를 급하게 만들어 불출석한다고 하겠나. 엄격한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이 회장의 국회에서의 허위진술을 문제삼고 문체위 차원의 위증죄 고발 조치도 촉구했다. 김 의원은 "9월 24일 체육계 현안 질의에서 파리올림픽 선수단 공항 해단식 논란 관련 이 회장이 문체부 체육협력관에게 '문체부 장관, 차관이 오면 무슨 일이 있을지 책임 못진다'고 하고 체육회 직원에겐 '장관이 올 경우 인사조치하겠다'고 폭언했다는데 확인했더니 이 회장은 '직원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아예 부정했다. 그 자리에서 출석한 문체부 체육협력관에게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바로 재확인했다. 증인이 옆에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당당하게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 해단식을 안한 이유를 이동거리가 길고 짐을 옮겨야해서 선수 편의를 위해서라고 답했는데 해단식장까지 거리가 입국 게이트에서 80m 밖에 안되고 짐을 가지고 해단식 장소를 이동하는 게 아니라 게이트 앞에 짐을 놔두고 직원들이 지키게 돼 있었다. 명백한 거짓증언이다"라며 "체육회 기관장 워크샵도 (정몽규 회장의 HDC가 운영하는 오크밸리에서) 몇차례 나눠 했다고 답했는데 확인해보니 지난해 딱 1차례 했다. 이런 식으로 여러 차례 거짓 증언한 위증에 대해 합당한 소명이 없을 경우 고발 조치를 해야한다. 검토해주실 것을 위원장님께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 산하 공공기관 등 종합감사에 출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2024.10.24.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이 회장은 이날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는 달리 대한체육회가 국회 문체위의 '피감 대상기관'에 이미 들어 있어서 피감 기관장으로 종합감사에 '당연히' 출석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축구협회는 대한체육회 산하의 종목단체로 법령상 국감 대상기관은 아니다. 따라서 정몽규 회장의 국감장 출석을 위해선 여야 합의와 상임위 의결 절차를 통한 '일반 증인' 선정으로 정 회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이런 절차가 필요 없는 피감 기관장으로 출석 의무가 있는 기관 증인이다.

그럼에도 이 회장이 시급하지 않은 '업무협약식'을 핑계로 불출석하자, 문체위 여야 위원들이 국감을 회피한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체육회와 남원시의 업무협약식은 이달 초 체육회가 먼저 제안했다. 협약식 일정을 24일에 열자고 한 것도 체육회 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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