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공작" vs "사적 대화"…러 파병 '북괴군 폭격' 문자에 여야 충돌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10.24 18:48

[the300][2024 국정감사] 野, 한기호 의원 제명 촉구…"대통령실·국민의힘·국방부가 함께 만든 북풍 공작"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보낸 메시지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 사진=이데일리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에게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공격해 대북(對北) 심리전 소재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한 의원은 '사적 대화'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새로운 북풍 몰이(북한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여론을 전환하는 전략)라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과 신 실장 간 주고받은 텔레그렘 메시지'와 관련해 "당과 용산, 국방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신 북풍 공작"이라며 "최근 윤석열 정부에 닥친 명태균 사건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사건과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한 것에 대한 모면책이냐"고 주장했다.

앞서 한 언론사는 이날 한 의원과 신 실장과 나눈 대화를 카메라로 포착했다. 한 의원은 신 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실장은 곧바로 "예, 잘 챙기겠다"며 "오늘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고 답했다. 또 신 실장은 '파병이 아니라 연락관도 필요하지 않겠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될겁니다"라고 답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뉴스1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에 대해 국방위원회와 국민의힘 차원에서 한 의원을 경고하고 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당 김병주·박범계·박선원 의원도 한 의원의 메시지를 지적했다. 민주당은 북한이 이를 빌미로 우리에게 도발할 수 있다며 안보 위기 사태를 초래한 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국군은 외부의 위협에 대해 국가 영토를 방위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타국까지 가서 폭격을 유도하고 심리전으로 활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야당의 지적이 계속되자 "사적 대화는 사적인 것 아니냐"며 "(야당이)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하려고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은 김민석 의원을 겨냥해 "군대도 갔다 오지 않은 분이 심리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무지에서 출발하는 것" "사람의 기본부터 갖추라" 등의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한 의원은 문자 메시지에 대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은 한마디 비판도 못하는 의원들이 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악마화하는 게 참 가소롭다"며 "우크라이나전에 북한군이 파병됐다는 것을 확실하게 북한 인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고 그것을 하자는 개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두 분이 사적인 대화 차원에서 의견 주고받은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방침이나 방향과는 전혀 다른 내용들이다. 확대 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여야 간 충돌이 계속됐고 좀처럼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방위원장도 "조용히 하세요" "들으세요"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선 한마디도 얘기 안 하셨다" 등의 강경 발언을 했다. 결국 이날 오후 5시40분쯤 여야 고성이 이어지며 국감은 잠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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