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격전지 된 이커머스…'숏핑' 판도 바꾸는 K-스타트업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4.10.28 18:00

[빅트렌드]숏폼 커머스 위한 콘텐츠 제작 및 마케팅 돕는 IT 솔루션 흥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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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1분 미만의 영상 콘텐츠인 숏폼을 활용한 쇼핑, 이른바 '숏핑'이 이커머스 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쇼핑 대기업은 물론 소규모 쇼핑몰 사업자들까지 숏핑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발 빠르게 유행에 맞춰가고 있다.

11번가·SSG닷컴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을 넘어 'TV 홈쇼핑 빅4'로 불리는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GS샵까지 숏핑 마케팅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숏폼이 트렌드를 넘어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숏폼은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첫인상을 강하게 남길 수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핵심 정보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제작이 쉽지 않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화려한 효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길이가 긴 영상을 숏폼으로 만드는 경우 하이라이트 부분만 선별해야 하는데, 이 역시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 숏폼 제작·마케팅을 돕는 IT 솔루션ㅊ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숏폼 자동 생성하는 AI 기술


/그래픽=윤선정
202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 샵라이브는 고객사가 자사 웹사이트, 모바일 앱에서 숏폼 커머스를 쉽게 운영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샵라이브는 기업이 보유한 영상 중 조회수, 댓글, 공유 등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청자가 가장 좋아하고 관심 있어 할만한 구간을 AI(인공지능)가 골라내 숏폼 콘텐츠로 만들어 주는 'AI 클립 솔루션'으로 기술적 강점을 확보했다.

단순히 길이를 짧게 잘라내는 게 아니라 이용자의 주목도나 참여 등 반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AI가 판단해 자동으로 추출한다. 출연자가 하는 말을 자막으로 자동 생성하고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까지 할 수 있다.

기업용 미디어 커머스 솔루션을 운영하는 그립컴퍼니도 최근 'A 쇼츠 만들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라이브 VOD 영상을 분석해 가장 주목할 만한 구간을 자동으로 추천·생성하는 기능을 통해 숏폼을 간편하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립컴퍼니는 내부 AI 전문 조직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에서 생성되는 수만 개의 영상을 머신러닝으로 학습시켰다. AI는 '좋아요'와 채팅 등 이용자의 반응과 방송 진행자의 데시벨 변화, 제품이 변경되는 시점 등을 분석해 쇼츠에 가장 적합한 구간을 자동 추천한다.

특히 세부 구간은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로 조정할 수 있어 콘텐츠를 세밀하게 다듬는 것이 가능하다. 기업들은 클릭 몇 번 만으로 고품질의 쇼츠를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쇼핑몰에 숏폼 붙여 구매전환율↑


카테노이드가 지난해 5월 선보인 숏폼 플랫폼 '찰나'는 쇼핑몰에서 숏폼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노코드(No-code) 서비스다. GIF 대비 작은 용량에도 고화질 숏폼으로 상품 정보를 소개할 수 있고 숏폼 콘텐츠에 상품 구매 링크를 연결해 구매 전환율을 높인다.

지난 5월 말 기준 찰나를 통해 업로드된 숏폼 수는 1만4000여개, 숏폼 총 로드 수는 2억3000만뷰를 돌파했다. 상품 구매 링크를 배너로 노출하는 찰나 커머스 플레이어 '샵 플레이어'의 총 로드 수는 152만뷰를 기록했다.

찰나의 유료 고객 전환율은 59.6%로, 30일 무료 체험 고객 절반 이상이 유료 서비스를 선택해 계속 이용 중이다. 현재 젝시믹스, 신세계푸드, K2, 코오롱제약 등에서 숏폼 마케팅 툴로 찰나를 활용하고 있다.


스쿼드엑스는 숏폼 콘텐츠를 온라인 스토어에 쉽게 연동할 수 있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이 동영상 콘텐츠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가성비 제작형 △롱폼 편집형 △AI 생성형 △인플루언서형 등 4가지 유형으로 숏폼 제작을 지원한다.

스쿼드엑스 관계자는 "맞춤형 숏폼 솔루션을 통해 각 기업의 필요에 맞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 자사몰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자연스럽게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라이브 방송 솔루션을 운영하는 에스지알소프트는 지난 4월 신규 서비스 '쇼츠24(Shorts24)'를 출시했다. 쇼츠24를 사용하면 간단한 클릭만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숏폼 플레이어를 설치할 수 있다.

쇼핑몰 방문 고객 입장에서는 상품 상세페이지를 열면 이미지와 함께 상품을 소개하는 숏폼을 볼 수 있게 된다. 숏폼 플레이어를 통해 쇼핑몰이 업로드한 숏폼을 모아서 보는 것도 가능하다. 방문 고객이 어떤 영상에 관심을 보였는지에 대한 데이터 대시보드도 제공한다.


숏폼 '종합 기술' 스타트업들도 약진


'숏폼 종합 솔루션'을 내세운 스타트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2021년 설립된 숏뜨는 숏폼 콘텐츠 기획부터 크리에이터 섭외, 제작, 매체 집행까지 올인원 서비스를 진행하는 숏폼 전문 종합 대행사로 올해 연매출이 이미 100억원을 넘어섰다.

숏뜨는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와 북미 시장에 진출해 10개국 12개 파트너사 및 950명 이상의 현지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초에는 숏폼에 커머스를 연계하는 신규 서비스도 출시해 고객사의 광고 효과 극대화와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숏폼 비즈니스 기업 순이엔티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숏폼 리뷰형 쇼핑 플랫폼 '순샵'은 지난달 기준 누적 방문자 수 50만명을 돌파했다. 크리에이터 팬덤을 기반으로 각 브랜드와 상품 홍보는 물론 매출까지 이어지는 장점을 바탕으로 매월 평균 약 55%씩 성장했다.

지난 8월 기준 총 230개 숏폼의 조회수는 약 3000만회를 기록했다.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MZ세대가 선호하는 100여개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을 완료했으며 뷰티, 패션, 라이프 스타일, 펫 등 각 카테고리에서 약 100만뷰 이상 영상이 나오고 있다.

틱톡 기반 숏폼 크리에이터 제작사(MCN)로 시작해 숏폼 커머스, 숏폼 마케팅 및 프로덕션 등으로 사업을 넓힌 윗유(witU)의 올해 연간 매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4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윗유는 숏폼에서 활용되는 15~30초 정도의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를 붙여 수익을 내는 모델이 주력이다.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설립 이후 매년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차재승 윗유 대표는 "숏폼은 훨씬 더 창작이 빠르고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시장이 기존 유튜브 광고 시장과 비교하면 매우 크다. 윗유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행을 만들어 소통하며 크리에이터와 팬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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