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호금융 "충당금 규제 유예 1년만 더"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창섭 기자 | 2024.10.25 05:45
상호금융권 건설업·부동산업 충당금 규제강화/그래픽=김지영
건설·부동산업 대손충당금 규제강화에 따라 연말까지 농협·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업권별로 수천억 원의 충당금 '폭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성 평가에 따른 부담까지 설상가상으로 겹치면서 적기시정조치 대상인 '부실우려' 조합이 2년 전 대비 10배가량 늘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상호금융권은 규제유예를 금융당국에 건의했고 당국은 영향도를 평가해보고 규제유예 여부를 검토키로 했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이미 예고된 다중채무자 충당금 규제가 1년 이상 연기된 적이 있다.

24일 금융당국과 정치권,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신협·수협·산림조합 및 새마을금고 5개 상호금융권 중앙회 회장단은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건설·부동산업 충당금 규제를 1년 유예해달라고 건의했다.

상호금융권 회장단이 공동으로 규제유예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충당금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면 연말에 적자조합이 대폭 늘어날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상호금융업감독규정 개정에 따라 건설·부동산업 충당금 규제를 최종 130%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올해 6월말 110%, 12월말 120%에 이어 내년 6월말 130%로 적립비율 상향이 예고됐다. 상호금융업권별로 충당금 적립비율을 10%포인트씩 올릴 때마다 충당금 부담이 수천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대출이 가장 많은 새마을금고와 농협은 각각 2000억~3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3단계로 강화되면 1조원 가까이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수협도 400억원씩 총 1200억원가량의 충당금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라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이 늘어나 충당금 부담이 커졌는데 추가로 강화된 규제가 적용되면 부담이 대폭 늘어 적자조합이 더 나온다"며 "다중채무자 충당금을 유예해준 저축은행업권처럼 상호금융도 규제연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호금융권은 지난 6월말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에 따라 9조9000억원 규모의 부실사업장을 정리해야 한다. 업권별로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기준 농·수·신협과 산림조합까지 4개 상호금융 단위조합 2208곳 중 745곳이 적자 상태다.

일부 상호금융권의 경우 적기시정조치 대상에 해당하는 조합이 2022년 대비 올 연말에 10배가량 급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이 "12월 말까지 농협이 120%를 맞추면 적자 조합이 188곳으로 6월말 대비 31곳 늘어난다"며 "농협, 새마을금고가 다 죽게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적립시한 유예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도 "준비되지 않은 상향조정으로 예금고객이 불안하고 대출한도 감소에 따라 상호금융 사업도 위축될 수 있다. 소상공인, 농어업인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병환 위원장은 "개별 상호금융회사, 조합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있다.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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