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9.91% 오른 1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따라 고려아연은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더불어 주가 100만 원 이상을 뜻하는 '황제주'가 됐다. 시가총액 순위도 40위권에서 순식간에 14위로 뛰어올랐다.
전일 발행 주식 총수의 20%를 사들이는 최 회장측 공개매수(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와 베인캐피탈 공개매수) 종료로 유통주식 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양측이 곧 장내매수 경쟁에 돌입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형성된 영향이라는게 증권가 분석이다. '품절주'가 된 고려아연의 가치가 더 오를수 있단 기대감이다. 아직 최 회장측 공개매수 청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와 무관하게 양측 모두 확실한 의결권 지분율 우위를 가져가지 못한건 사실상 확정됐다. 때문에 양측이 장내매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의결권 지분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를 근거로 일각에선 당분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 양측 모두 쉽사리 장내 매수에 나서기가 어려워진다. 주가가 오른 만큼 장내매수에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최 회장측과 MBK·영풍의 공개매수 가격이 각각 89만원, 83만원에서 종료됐단 점을 감안하면 100만원 이상으로 훌쩍 뛴 가격에 장내매수에 나설 여력은 작아질 수 밖에 없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 수준의 가격도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가 경영권 분쟁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양측 모두 연내 열릴 수 있는 임시 주주총회부터 멀게는 내년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까지 의결권 지분율에서 조금이라도 우위에 서기위한 장내매수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하는데 주가 상황에 따라 주총 전 의결권 지분율에 대한 셈법이 엉킬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전략 수립은 공개매수 결과 발표까지의 시차를 감안하면 최 회장측이 다소 유리할 수 있다는게 재계 중론이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종료 이틀째인 이날까지 공개매수 청약 규모를 공시하지 않은 상태다. 청약 결과 공시 법정 한도일인 오는 28일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해당 기간 최 회장측은 결과를 알고있는 반면, MBK·영풍은 모르는 정보의 불균형 상태가 이어진다.
재계 관계자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MBK·영풍으로선 공개매수 청약 규모를 반영한 장내 매수 추진 지분 규모 계산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최 회장측도 이를 알고 공개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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