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 브리핑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지원사업 1치 선정기관은 △고려대안암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전북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8곳이다.
이들 병원은 먼저 중환자실, 특수병상, 소아·고위험분만· 응급 등 유지·강화가 필요한 병상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병상을 줄일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111병상에서 1821병상으로(290병상 감축) 8개 병원 중 병상을 가장 많이 줄일 예정이다. 이어 고대구로병원(921→825병상)과 고대안암병원(895→ 809병상), 경희대병원(758→ 684병상) 순으로 병상을 많이 감축한다.
또 일반병상을 뺀 자리엔 신경계 중환자실, 응급 전용 중환자실, 외과계 중환자실, 고위험산모집중치료실, 신생아중환자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병상으로 채운다. 그만큼 중증·응급질환의 후속진료 인력도 늘리는데, 응급외상팀을 충원하거나 산과·소아청소년과·신생아중환자실 전문의를 확보하고, 심뇌혈관 전담 코디네이터를 추가 배치한다. 이같은 인력·인프라 확대·재배치에 필요한 예산을 정부가 지원하는 식이다.
"병상을 줄인다고 해서 현재보다 인력을 줄이는 게 아닌, 현행 인력을 유지한 채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이라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전문의+진료지원 간호사 팀 기반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 중증 환자에 대응할 역량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진료지원 간호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자체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런 인력 재배치는 결국 전공의의 수련 환경을 개선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추진단은 보고 있다.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은 "비중증으로 입원한 환자까지 당직을 서야 했던 전공의가 임상과 수련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급종합병원이 이런 구조 전환 후 안정적으로 병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는 중환자실, 입원실(2~4인실), 중증 수술, 24시간 진료지원 등에 대한 수가를 인상한다. 이들 병원은 이미 병상 감축 변경에 대해 허가가 이뤄져, 당장 이번 주부터 상향된 수가를 지원받게 됐다.
정경실 단장은 "지금까지는 경증 환자를 포함해 진료·검사를 늘릴수록 병원에 이익이 나는 구조여서 일반병상을 확장하면서도, 중증·응급에 필요한 인력·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축소돼 필수의료 대응 역량이 떨어져 있었다"며 "앞으로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 진료'라는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구조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1차로 선정된 8개 상급종합병원 외에도 현재 빅5 병원 중 1곳을 포함한 10개 상급종합병원이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구조 전환이 준비된 상급종합병원에는 지원을 빠르게, 구조 전환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한 병원은 상황에 맞게 충분히 준비하고 들어올 수 있도록 지원사업 신청을 연말까지 받겠다는 계획이다. 정 단장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을 통해 바람직한 전달체계로 이행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세밀히 살피고,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가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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