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기 만에 감소한 수출"…믿었던 수출 흔들리자 '성장률 쇼크'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24.10.24 15:17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그래픽=김지영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낮게 나온 배경은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가 비교적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올라간 반면 통관 기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던 수출은 물량 기준으로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실질 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3분기 성장률(0.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은보다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던 정부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운 분기 성장률이다. 자연스럽게 '쇼크'라는 표현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성장률에 발목을 잡은 건 수출이다. 지난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0.4% 감소했다. 실질 GDP에서 분기별 수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수출에서 비상등이 켜진 것인데, 이는 정부와 한은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수출이 소폭 감소했는데 이는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 비(非) IT(정보기술) 품목이 부진한 가운데 그간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IT 성장세가 둔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입까지 늘어나면서 올해 3분기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8%p(포인트)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평가 받던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0.9%p를 기록하며 그나마 역성장은 면했지만, 수출의 성장 기여도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신승철(왼쪽 두번째)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4.10.24. /사진=류현주
신 국장은 "자동차 파업과 기저효과, 조정되는 과정 등으로 보기 때문에 수출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하긴 어렵다"며 "과거의 흐름, 앞으로 일반적인 전망을 봤을 때 심각한 수출 부진의 사인(sign)으로 판단하기 보단, 주춤하거나 조정되는 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수출 분야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데에는 정부나 한은 모두 이견이 없다. 특히 미국 대선 등 4분기 글로벌 이벤트에 따라 향후 수출 전망은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일시적인 수출 부진을 반영했지만 전년동기로 대비하면 (수출이)6.5% 증가했기 때문에 3분기까지 견조한 흐름이 있다고 판단한다"면서도 "4분기 이후 지정학적 여건의 변화, 주요국의 경기 불확실성, IT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 불확실성은 커졌다"고 밝혔다.

정부의 당혹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내수 회복에 방점을 두고 경제정책을 운용해왔는데, 수출에서 문제가 생기면 가용한 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높게 나온 이후 2분기 역성장, 3분기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머문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설비투자·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됐으나 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내수 회복 과정에서 수입이 증가하고 수출이 조정받으면서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며 "향후 경기 관련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그간 발표한 내수·민생 대책 등의 집행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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