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충격 2폭투' 삼성의 일그러진 'PO 영웅', 그래도 결국엔 임창민이다 [KS3]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4.10.24 18:02
삼성 임창민이 23일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진행된 KIA와 KS 1차전 7회말 폭투를 범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무조건 이겨야만 하는 경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등장한 셋업맨에게도 그 무게감은 너무도 컸던 것일까. 안타가 아닌 폭투 2개로 결국 양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 라이온즈가 가장 믿었던 임창민(39·삼성 라이온즈)의 손끝에서 승부가 결정됐다.

임창민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재개된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에서 7회 1사 2,3루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동안 12구를 던져 1피안타 1볼넷 2폭투를 범해 2실점했다.

뼈아픈 투구였다. 삼성은 지난 21일 1차전에 원태인을 등판시켰고 5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하면서도 66구만 뿌려 7,8이닝까지도 투구를 KIA 타선을 틀어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빗줄기가 굵어지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사상 초유의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무사 1,2루, 승리 확률이 73.1%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경기는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원태인 없이 4이닝을 버텨야 한다는 점이 우려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6회초 득점 기회에서 번트 실패와 삼진, 투수 땅볼로 KIA 셋업맨 전상현에게 완벽히 제압을 당해 분위기는 1점을 이기고 있음에도 분위기는 이미 KIA 쪽으로 넘어간 듯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6회말 삼성이 가장 먼저 선택한 건 좌완 이승현. KIA의 막강한 중심 타선인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도영, 나성범을 KKK로 돌려세우며 분위기를 완벽히 수습한 이승현의 호투에도 3이닝을 더 잘 막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삼성 임창민이 23일 KS 1차전 7회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7회말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자 삼성은 이승현 대신 김태훈을 투입했지만 우익수 윤정빈의 아쉬운 타구 판단으로 최원준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삼성은 임창민을 조기에 투입했다.

지난해 38차례나 역전패를 허용한 삼성은 뒷문 보강에 나섰고 KT 위즈에서 김재윤, 키움 히어로즈에서 임창민을 데려왔다. 통산 122세이브를 수확했던 임창민은 올 시즌 60경기에서 2승 1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ERA) 3.98로 활약했다. 기복도 있었던 시즌이었지만 삼성불펜진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카드 중 하나였다.

PO에서 불펜진을 이끌었다. 많은 가을야구 경험을 지닌 임창민은 LG 트윈스와 PO 3경기에 등판해 3이닝을 책임지며 피안타 하나도 없이 1몸에 맞는 공 4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뽐냈다.

그렇기에 가장 위태로운 순간 삼성이 내세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이기도 했다. 서건창과 승부에서 1루수 팝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하나 더 늘린 임창민은 박찬호와 승부에서 1구 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승부로 일관했지만 쉽게 방망이가 끌려나오지 않았다. 1루를 채워도 된다는 생각이었을까. 볼카운트 3-1에서도 낮은 포크볼을 던지려고 했지만 공이 완전히 빠졌고 그 틈을 타 3루 주자 김선빈이 홈을 파고 들었다.

결국 승부는 원점이 됐다. 절대 실점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이 독이 됐을까. 이어 타석에 선 소크라테스의 타석에서는 직구마저도 원바운드가 됐고 다시 한 번 폭투가 돼 1-2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윤수 또한 김도영에게 안타를 맞고 순식간에 1-4가 됐다. 삼성의 승리 확률은 순식간에 7.9%로 곤두박질쳤다.


역대 KS에서 한 이닝에 2개의 폭투는 최다 타이 기록이다. 연속 투구 2폭투 또한 마찬가지. 1992년 10월 8일 롯데 박동희가 빙그레전에서 2개의 폭투를 범한 이후 32년 만에 나온 연속 투구 폭투였다.

삼성으로선 PO에서 완벽한 수호신으로 활약했던 임창민이었기에 더욱 허망한 상황이었다.

7회말 임창민의 폭투 때 포수 강민호(왼쪽)가 마스크를 벗고 공을 쫓아가고 있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적인 건 3,4차전은 삼성의 안방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지고 PO에서 3승을 합작한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이 연이어 출격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들이 완투를 하지 않는 이상 결국 뒷문은 누군가 책임져야만 한다. 뼈아픈 역전패를 허용했지만 그럼에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투수는 여전히 임창민이다.

KS행을 확정짓고 스타뉴스와 만났던 임창민의 말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 임창민은 "우리의 좋은 성적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더욱 가을야구에 대한 무게감이 생긴다"며 "그런 부분에서 힘도 되지만 부담도 있기에 더 집중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가을야구를 숱하게 경험한 임창민이 삼성 더그아웃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비장함이다. 이를 바탕으로 KS 티켓을 거머쥐었다. 다만 반드시 이겨야만 한다는 생각에서 치른 1차전을 내줬고 선발 투수의 무게감 차이로 인해 결국 2차전마저 내주며 위기에 몰리게 됐다.

모두가 KIA의 우승을 점치는 상황이 됐다. 역대 KS에서 2연승을 달린 팀의 우승 확률은 90%(18/20)에 달했다. 당시에도 임창민은 "워낙 주위에서 삼성을 이길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응집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 대입을 해도 그대로 적용이 되는 이야기다.

더구나 올 시즌 KIA전 4승 12패로 압도적 열세였던 삼성이다. "KIA가 저희를 압도적으로 이겼지 않나"라며 "우리는 가을야구도 예상을 못했던 팀이기도 하기에 상대보다는 부담이 없다는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2승을 챙기며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KIA다. 그러나 삼성엔 3,4차전 반격 카드가 있고 홈에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다시 기회는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반드시 임창민의 역할이 다시 필요하다. 임창민 뿐아니라 삼성이 1,2차전의 악몽을 얼마나 빠르게 털어내느냐가 홈에서 치를 3,4차전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폭투 2개를 허용한 뒤 적시타까지 맞은 뒤 임창민(오른쪽)이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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