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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앞선 SK하이닉스...핵심은 HBM━
3분기 매출은 기존 최대인 올해 2분기 매출(16조4233억원) 대비 1조원 이상 많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 3분기 실적(영업이익 6조4724억원, 순이익 4조6922억원)을 크게 넘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성적표는 삼성전자와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영업이익(잠정)이 9조1000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 부문 영업이익은 4조~5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당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이례적으로 '반성문'을 썼다.
양사 희비는 HBM 사업에서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HBM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를 아직 뚫지 못했다. 회사는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HBM3E(5세대)는 예상 대비 주요 고객사 향(向) 사업화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 통과가 당분간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3월 HBM3E 8단 제품의 엔비디아 납품을 시작했고, 최근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12단 제품도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HBM 매출은 전분기 대비 7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30% 이상 증가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HBM 수요 둔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한편 사업 주도권 지속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회사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현 시점에서 HBM 수요 둔화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HBM 신제품 개발에 대한 기술 난이도가 점차 증가하면서 메모리 업계가 고객이 원하는 품질을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쉽지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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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좋다…수익성 극대화"━
SK하이닉스는 AI 서버용 메모리에 비해 수요 회복이 더뎠던 PC와 모바일용 제품 시장도 내년부터는 수급 밸런스가 맞춰지며 안정적인 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고려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늘리며 수익성에 치중하는 전략을 지속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HBM3에서 HBM3E 8단 제품으로의 빠른 전환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양산에 들어간 HBM3E 12단 제품의 공급도 예정대로 4분기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로써 3분기 전체 D램 매출의 30%에 달했던 HBM 매출 비중이 4분기에는 4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낸드에서도 투자 효율성과 생산 최적화에 무게를 두며 시장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고용량 eSSD의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올해 3분기에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 달성으로 글로벌 넘버원(No.1) AI 메모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앞으로도 시장 수요에 맞춰 전략을 유연하게 가져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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