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 규제 완화' 혈 뚫린다…AI 경쟁 속도 붙은 은행권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 2024.10.24 16:15
은행권은 AI 서비스 전쟁 중/그래픽=김다나

금융당국의 '망분리 개선 로드맵'에 발맞춰 은행권이 생성형 AI(인공지능)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경쟁에 돌입했다. 생성형 AI와 외부망 오픈소스(공개된 소프트웨어)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금융판 챗GPT'부터 AI가 도입된 점포와 광고 등 서비스의 폭과 종류도 확대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9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신청했다. '챗GPT'처럼 금융 업무 관련 질의응답과 보고서 작성 등의 기능이 담겼다. 내부 업무 효율화에 활용한 뒤 검증이 끝나면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한다.

신한은행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지점' 개설을 목전에 뒀다. 다음달 중순 AI뱅커(은행원)가 근무하는 첫 'AI브랜치'를 서울 서소문점에 선보인다. 생성형 AI가 대고객 업무를 수행하고 신한은행의 고기능 ATM(자동입출금기)인 '스마트 키오스크'의 역할을 강화해 무인 점포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AI브랜치에는 개별 스마트 키오스크의 공간을 분리한 '모듈형 부스'가 설치된다. 일자 배치 방식을 개선하고 각각 분리된 공간에서 화상 상담을 지원해 개인정보 보호도 한층 더 강화했다. 집에서 TV를 보면서 쉽게 은행업무를 보는 '홈뱅크' 같은 미래 금융AI 신기술을 체험해보는 공간도 마련된다.

생성형 AI는 마케팅에도 쓰인다. 우리은행은 이날 생성형 AI가 입체 이미지를 제작하는 'W-Sketch(스케치)'를 만들었다. 외부 오픈소스 이용이 가능해지면서다. 비대면 채널 고객용 설명자료 디자인에 활용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도 생성형 AI를 활용해 만든 영상 광고를 선보였다.

은행들의 생성형 AI 활용이 급증한 배경에는 '망분리 규제 완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약 10년 만에 망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망분리는 2013년 금융사의 대규모 전산망 마비 사태를 계기로 예방 차원으로 도입됐으나 기술 개발 제약에 따른 금융 혁신 후퇴 등으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망분리 규제 완화 소식에 3분기 금융위에 접수된 혁신금융서비스에도 망분리 개선 관련 서비스가 몰렸다. KB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등 주요 지주사의 서비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핵심 IT 업체들의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사와 손잡고 '애저 오픈 AI(AOAI)를 내부 업무 처리에 활용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계열사가 동참한다. 내년 2월 시범 서비스를 하고 4월 정식 도입이 목표다.

카카오뱅크는 모회사 카카오가 최근 엔비디아와 함께 개발한 생성형 AI '카나나'의 금융 분야 활용 가능성도 거론된다. 카카오뱅크는 2020년 자사 금융기술연구소가 망분리 예외 특례를 받았고 올해 초 신설한 'AI실'에서 금융 기술 연구와 고도화된 신용평가모델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래도 디지털 금융 경쟁이 치열한데 망분리 완화 가능성까지 열리면서 AI 서비스까지 개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채용 때도 대부분 은행들이 ICT(정보통신기술)·AI 인력 모집 규모를 더 키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최민환, 율희 가출에 충격…이혼 후 양육비·재산분할 없었다"
  2. 2 조세호, ♥아내와 신혼여행 중 포착…'샤넬 커플룩' 가격 어마어마
  3. 3 "엄마, 오빠가…" 4년 참다 털어놨다…초등 의붓동생 성폭행한 20대
  4. 4 '5만전자' 추락한 삼성전자…오너가 대출담보 부담도 커진다
  5. 5 "故개그우먼 모독 논란' 유난희, 슬그머니 복귀…"일부 기부" 조건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