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미국 대통령이 풀어야 할 중국 문제는 '3T' [차이나는 중국]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 2024.10.27 06:46

편집자주 |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간 첫 TV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2024.09.10 /로이터=뉴스1
미국 대통령선거(11월 5일)가 어느덧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가가 초당적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이슈는 뭐가 될까. 지난 10일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하원 중국 특별위원회의 라자 크리스나무디 하원의원(민주당)은 차기 대통령의 중국 포트폴리오에 들어갈 주요 이슈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즉 △남중국해와 대만에서의 갈등 억제 △기술을 이용한 중국의 미국 주요 인프라 감시·해킹 우려 △중국의 경제적 침략, 특히 전기차·태양광 등 그린에너지 분야에서의 과잉생산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의 에익 프라이만 연구원은 더 직관적인 대답을 제시했다. 바로 차기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이슈는 '3T'로 개괄될 수 있다는 것으로 바로 트레이드(Trade), 테크(Tech), 타이완(Taiwan)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이 3T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살펴보자.



트레이드(Trade): 대중 적자는 줄고 대멕시코 적자는 커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시 현재 평균 3%대인 미국의 보편적 관세를 최대 20%로 상향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는 트럼프 1기 때인 2018년 3월 5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미중 무역 전쟁을 시작한 만큼 당선시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시에도 관세 문제는 계속 이슈화될 전망이다. 해리스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60% 관세에는 반대하지만, 멕시코, 동남아 등 중국산 제품이 우회해서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국가들과의 무역 마찰을 처리해야 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전체 무역수지(상품+서비스) 적자는 7734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2022년(9512억달러) 대비 1778억달러 줄었다. 2018년 트럼프의 미중 무역전쟁 발발 이후에도 미국 무역적자는 2022년까지 증가하다 2023년에야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대멕시코 무역적자 추이/그래픽=최헌정
그럼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줄었을까. 먼저 알아야 할 건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글로벌 무역 체계가 복잡해졌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상품) 적자는 2018년 사상 최대치인 4182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점진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으며 2023년에는 2791억달러를 기록했다. 5년 동안 1391억달러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드는 동안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묶인 멕시코에서는 정반대 상황이 발생했다.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수지(상품) 적자가 2018년 777억달러에서 2023년 1524억달러로 747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이는 미국의 관세 인상을 우회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이어 대중 고율 관세를 유지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 멕시코 투자를 늘려왔다.

트럼프가 멕시코에서 생산된 중국 자동차에 대해 10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한 것도 위와 같은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테크(Tech): 갈수록 치열해지는 미중 기술 경쟁


미국과 중국의 쫓고 쫓기는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가 테크다. 미국은 중국의 첨단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해 대중 반도체 제재를 계속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반도체 자립을 절체절명의 과제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22년 10월 △14/16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시스템 반도체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 통제를 밝히면서 압박을 본격화했다. 이후 미국은 글로벌 '톱5'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램리서치·KLA와 네덜란드 ASML,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중국 수출 통제에 협력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되자, 한 단계 낮은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앞다퉈 사들이며 ASML의 중국 매출 비중이 50%에 육박하는 예상 밖 상황도 발생했다.

2023년 미국은 중국의 AI·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 사모펀드·벤처캐피탈의 투자를 전면 통제하기 시작하며 미국 자본이 중국 AI·양자컴퓨터 분야로 유입되는 걸 차단했다.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대중 첨단기술 제재는 유지될 것이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5주년 기념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0.01
중국은 반도체, AI, 양자컴퓨터 등 첨단 기술에 올인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전날 허페이 빈후 과학단지를 시찰하면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려면 과학기술이 앞장서야 하며 반드시 과학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을 보도하자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가 상한가(+20%)를 기록하는 등 반도체 주가 급등했다. 지난 9월말 시작된 중국 증시 반등 장세에서 커촹50, 베이징증시 50지수 등 주요 테크지수가 최대 100% 넘게 급등하는 등 중국 정부의 첨단 기술 육성 의지는 주식시장까지 움직이고 있다.

시 주석이 "첨단기술은 구걸하거나 요구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에서 자립자강을 이뤄야 한다"고 말한 걸 봐도 미중 기술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타이완(Taiwan): 미국의 전략적 모호성 유지될까?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 추이/그래픽=최헌정
차기 미국 대통령에게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대응을 명확한 제시하지 않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는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유지해왔다. 미국은 1979년 미중 수교 이후 대만과의 상호방위 조약을 폐지하고 대만과 단교했지만, 군사 지원은 계속하고 있다.

미국의 대만 무기판매는 2011년 58억5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한동안 뜸하다가 트럼프 행정부 시기인 2019년 107억2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0년에도 58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2021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2022년 윌리엄 번스 미국 CIA 국장이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을 위한 준비를 마치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말하는 등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3번째 임기가 종료되는 2027년 이전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수 차례 대만 방어를 공개적으로 말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중국이 반발했다.

반면 트럼프는 군사 개입을 테이블에서 내려놓지 않으면서도 대만 방어를 공개적으로 약속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은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트럼프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면 최대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만 역시 차기 미국 대통령이 관리해야 할 핵심 이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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