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TSMC 혁신박물관과 '반도체 국민교육'

머니투데이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공학박사 | 2024.10.25 02:03
(사)과학관과문화 대표, 공학박사 권기균

대만 TSMC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TSMC는 100% 위탁생산만 한다. 완제품은 하나도 생산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의 사업모델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 전 세계를 압도한다. TSMC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32조원, 영업이익은 15조원이 넘는다. 매출 총이익률은 57.8%나 된다. 게다가 TSMC의 시장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올해 2분기에 62.3%다. 2위 삼성전자(11.5%)와 격차가 50%포인트가 넘는다. 그 성공비결이 주목받는다. 당연히 뛰어난 기술력과 독특한 사업모델이 주된 요인이다.

한편 TSMC는 혁신박물관(TSMC Museum of Innovation)을 운영한다. 이 박물관에는 3개의 전시갤러리가 있다. '혁신의 세계' '혁신의 해방' 'TSMC 창립자 모리스 창 박사'.

첫 갤러리 '혁신의 세계'에선 IC의 혁신이 어떻게 다양한 제품으로 진화했는지, 그리고 그 제품들이 또 다른 혁신을 이끌어냈는지를 설명한다. 맨 처음 섹션 '혁신의 순환'에선 처음에 간단한 기능을 하는 칩에서 시작된 반도체가 점점 강력해지고 스마트 기기나 인공지능 같은 더 복잡한 기술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과정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많은 가능성이 열리고 그 가능성은 다시 새로운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혁신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1961년 생산된 최초 실리콘 칩에는 트랜지스터가 4개뿐이었다. 그러나 현재 최첨단 스마트폰의 시스템반도체 칩에는 100억개 이상이 들어 있다. 회로패턴은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반지름인 50나노미터보다 작다. 수많은 작은 셀이 복잡한 네트워크에서 기능해 복잡한 연산작업을 실행한다. 반도체 개발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무어의 법칙에 따라 혁신적인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고 기술과 제조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이뤄졌다. 이것은 긴밀히 얽힌 글로벌 '협력적' 관계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는 국립대만과학교육관의 반도체 전시실 홈페이지 앞부분에 나오는 글이다.


TSMC 혁신박물관엔 다른 전시들도 있지만 내게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혁신적이고 세계를 바꾸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여기서는 특히 TSMC의 '전담 파운드리 모델'이 반도체산업에서 어떻게 혁신을 일으켰는지를 설명한다. TSMC는 반도체 설계회사들이 설계한 칩을 위탁받아 제조하되 생산능력과 품질을 집중해 관리한다. 그 결과 기업들이 대규모 설비에 투자하지 않고도 혁신적인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기술혁신을 가속화하는데 기여했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 이것이 이 회사의 슬로건이다.

한편 국립대만과학교육관 6층에는 반도체 전시실이 있다. 전시실은 학생들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을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전시물을 제공한다. 직접 반도체 소자들의 기능과 역할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발전 과정을 쉽게 알려준다. 또 미래 반도체산업의 핵심인 입체화, 신소재, 양자컴퓨팅, 메모리 일체화라는 4개 키워드와 개념을 제시한다.

하지만 TSMC의 성공은 단지 기술력과 사업모델에 그치지 않는다. TSMC는 대만의 젊은 세대가 반도체 기술을 이해하고 미래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2년부터 TSMC는 대만 내 여러 고등학교에서 반도체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6주, 18시간의 수업으로 학생들은 반도체 제조공정의 기초를 배우고 실습도 한다. 대만 교육부도 이에 발맞춰 2023년부터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반도체 수업을 도입했다. 초기 10개 학교에서 시범운영된 이 프로그램은 2024년부터 36개 학교로 확대돼 반도체 기초지식을 다루는 수업을 제공한다. 우리에게도 학생들을 위한 반도체 교육과정과 과학관의 반도체 전시실이 생기기를 기대한다.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공학박사)
TSMC 혁신박물관(TSMC Museum of Innov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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