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떨어질 때 대출금리는 '고공행진'…신용대출 문턱도 높인다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 2024.10.23 15:11

(종합)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024.03.13. kgb@newsis.com /사진=김금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대형은행들이 수신 상품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반면 대출금리는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계속 올라가는 '역주행'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리자 신용대출의 문턱도 높인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P) 인하한다. 적금 금리는 0.25~0.55%P, 청약 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도 각 0.25%P 하향 조정한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12개월) 이율을 연 2.2%에서 2.0%로 0.2%P 낮춘다. KB국민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도 수신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의 잇따른 수신 금리 인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인하했다. 2021년 8월 이후 38개월 만이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 금리는 떨어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끼면서다. 오히려 은행권은 지난 7~8월 20차례가 넘는 금리 인상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대출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중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5년)는 3.71~6.11%, 변동 금리(6개월)는 4.57~6.67%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고정 금리(3.64~6.15%)와 변동 금리(4.50~6.69%) 대비 금리 하단이 모두 0.07%P 높아졌다.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올리고 실수요자 위주의 정책을 펼치자 가계대출 증가 추이는 이달 들어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지난 22일까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대비 7961억원, 주담대 잔액은 4157억원 늘었다. 각각 9월 한 달간 5조6029억, 5조9146억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 폭이 확 줄었다.


대신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심상찮다. 주담대를 받기 어려워진 대출 수요가 신용대출로 몰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22일까지 전월 말 대비 6248억원 증가했다. 9월 한 달간 증가액이 9억원에 그쳤던 것과 견줘 대폭 늘었다.

신용대출로 향하는 풍선효과 조짐에 은행들은 금리 인상으로 신용대출 문턱도 높인다. 우리은행은 오는 25일부터 '신용대출 갈아타기' 우대금리를 축소·삭제한다.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그만큼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최대 2.0%포인트(P) 우대 금리를 주던 '우리 WON 갈아타기 직장인 대출'의 우대금리를 1.0%P로 축소한다. 이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우리 WON플러스 직장인대출 △우리 씨티대환 신용대출(갈아타기) △우량 협약기업 임직원대출(PPL) 등 신용대출 상품은 1.9%P 제공하던 우대금리를 아예 삭제한다.

IBK기업은행도 오는 25일부터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 금리는 0.2%P 인상한다. 의사 등 전문직 대상의 '파워신용대출' 금리는 0.4%P 올린다. 국민은행도 지난 4일부터 주담대·전세대출 외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25%P 상향했다.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수신금리는 떨어지면서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확대 전환됐다. 지난 8월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0.57%로 전월(0.43%)보다 0.14%P 벌어졌다.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건 4월(0.05%P) 이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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