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심문기일 당일 열린 한미사이언스 이사회…키워드는 '절차적 정당성'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10.23 13:47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그래픽=이지혜
한미약품그룹 일가가 이번엔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을 두고 대립했다. 모녀 측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지위를 이용해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일방적으로 소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제 측은 대주주인 한미사이언스의 대표가 계열사 주총 소집 권한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다.

23일 한미사이언스는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소집과 관련해 논의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신청한 한미약품 임시주총을 철회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이사회에는 임종훈 대표, 송영숙 회장을 비롯한 대다수의 이사가 참석했다. 임종윤 이사, 권규찬 이사는 현장 대신 원격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 직후 취재진과 만난 이사진은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침묵을 유지했다.

이들은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과정에서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했는지 등에 대해 1시간45분가량 논의했다. 한미약품 임시주총 신청을 철회해야 한다는 안건도 논의됐지만 결국 부결됐다. 현재 이사회 구성은 형제 측 인사 5명, 모녀 측 인사 4명으로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송 회장을 비롯한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한미약품 임시 주총 소집 등은 이사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안건이라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는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한미약품의 임시 주총 소집을 요청했다.

한미사이언스가 제시한 임시 주총 안건은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해임과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이다. 이들을 대신해 박준석 한미사이언스 부사장과 장영길 한미정밀화학 대표의 신규이사 선임도 제안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총 소집과 관련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 5월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의결 과정을 거친 후 진행됐다"며 "이번 임시 주총 소집 신청은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이와 관련해서 '전형적인 깎아내리기'라는 입장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권한을 부당하게 폄하하려고 한다"며 "임시 주총과 관련해 규정을 위반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종훈 대표가 이번 이사회를 통해 뒤늦게 '절차적 정당성'을 해소한 셈이라는 시각도 있다. 사실상 한미약품이 임시 주총 소집 절차의 문제를 제기한 뒤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총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도 이날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임시주총 일정, 장소 등을 안건으로 논의한다. 이날 오후 4시30분에는 한미사이언스가 수원지법에 신청한 한미약품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심문기일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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