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환원 세수효과 1000억...중동 전쟁·환율, 기름값 변수

머니투데이 세종=유재희 기자 | 2024.10.23 10:13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국2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다. . /사진=(서울=뉴스1)

정부가 재정여건상 유류세를 부분 환원했지만 국제유가 변수는 여전하다. 이번 인하폭 조정으로 연말까지 세수는 1000억원 정도 늘어난다. 정부 입장에선 올해 유류세 감소분이 전체 결손(29조6000억원)의 10%를 넘는 만큼 인하폭을 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중동의 지정학 불안 등 대외 여건이다. 원/달러 환율은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달러 기준 거래되는 원유 수입 조건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기름값 부담에는 악재인 셈이다.

정부가 23일 발표한 유류세 탄력세율 조정안에 따르면 내달부터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폭을 각각 휘발유 15%, 경유·부탄 23%로 현행 대비 5%포인트(p), 7%p 하향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름값은 리터당 휘발유 42원, 경유 41원 등으로 오르게 된다. 유가 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가격은 휘발유 1593원, 경유 1422원 수준이다. 현재 기름값에 유류세 인하폭의 조정분을 적용하면 내달부터 기름값이 휘발유 1600원 중반대, 경유는 1500원 안팎까지 치솟게 된다.

정부는 3년째 이어온 유류세 인하 조치에 세수 결손 등 재정 여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2년 간 누적 86조원이 넘는 대규모 결손이 우려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지속될 경우 세수가 앞선 전망보다 약 4조1000억원 덜 걷힐 것으로 추계했다. 이번 인하폭 조정으로만 유류세는 매월 1000억원 수준 추가로 들어오게 된다.

다만 유류세는 한 달 시차를 두고 세수 반영되기 때문에 11월분만 포함돼 연간 세수효과는 1000억원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유류세 결손 예상치는 4조원으로 전체 결손 규모(29조6000억원)의 약 13.5%를 차지한다.


유류세 인하폭 조정에 물가 안정도 힘을 보탰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연초 3%대에서 지난달 1.6%로 안정됐다. 3년 여 만에 1%대 물가상승폭이다. 특히 지난달 석유류 물가(-7.6%)는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정 여건상 유류세 인하폭을 낮춰야 하는 정부 정책의 가동범위를 넓혀준 셈이다.

하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대외 여건을 간과할 순 없다. 국내에 원유를 들여오는 가격 부담이 커진다면 주유소 기름값 부담도 일정 시차를 두고 오르기 마련이다.

최근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급등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 대비 1.53달러(2.17%) 상승한 배럴당 72.0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이달 14일 이후 최고치다.

최근에는 원/달러 환율까지 오름세다. 환율 상승은 달러 기준으로 거래되는 원유 수입에는 악조건이다. 환율은 일주일 넘게 상승세다. 이날에도 1380원 대에서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미국 경기 호조와 국채 금리 상승, 트럼프 당선 가능성은 환율의 추가 상승 재료로 꼽힌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공약만 보면 잠재적 물가 불안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예상과는 달리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미국의 고율 관세의 맞대응 차원에서 보복 관세 시행 그리고 공급망 차질 리스크가 다시 재연된다면 물가 압력 확대와 금리 발작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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