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참고인으로 출석한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 회장은 대한체육회 총회 운영과 이기흥 회장의 독단적 스타일에 대해 진술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4월 대한체육회의 산하 단체장 워크숍에 대해 묻자 오주영 회장은 "2023년 2월, 12개 종목 회원 단체장이 총회를 앞두고 이기흥 회장의 독단적 운영에 대해 식사를 하며 얘기를 했다. 이를 안 대한체육회가 종목별 사무총장 등을 불러 진상조사를 했다. 그뒤 함께 밥을 먹은 12개 종목의 회장들을 아예 체육회 공식 워크숍에 부르지 않았다"며 대한체육회가 이기흥 회장에 반기를 든 종목단체의 회장들에 대해 '사실상 왕따'에 가까운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4월 워크숍을 이기흥 회장의 개인 모임이라고 했다. 대한체육회 사업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며 결국 최종적으로 4개 단체 회장은 참석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의 설명과 달리 당시 워크숍은 4개 종목을 뺀 나머지 종목단체 회장단이 참여하고 17개 시도체육회 회장단도 참석한 공식 워크숍이었다.
오주영 회장은 박 의원이 대한체육회 총회 운영 방식에 대해 묻자 "총회가 동네 계모임보다도 못하다. 실질적인 반대의견이 개진됨에도 박수의결로 통과시킨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어 "이기흥 회장은 흔히들 얘기하는 체육대통령 그 이상의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정관개정에 있어서 너무나도 많은 변화가 반복됐기에 저조차도 어떤 정관이 승인되어 있는지 모르겠다"며 "체육회의 정관 재개정에 대해 문체부가 불허하니 문체부를 카르텔로 지칭하며 문체부 직원들을 끝까지 찾아내 징계하겠다. 카르텔이 있어 정관개정을 막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체육회가 추천했던 국제대회 운영을 위한 인사가 문체부 등 정부에 의해 배제되자 격렬하게 반발하며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정농란, 대통령 탄핵까지 이 회장이 언급했다"며 "체육인들을 무시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되겠느냐는 발언을 두차례나 했다. 그 정도로 그 안에서의 모습은 체육대통령 이상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회장이 올해 1월 16일 '2024 체육인대회'의 행사 규모가 커진 이유에 대해 말을 바뀐 것도 논란이 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1만3000여명이나 동원하면서 체육인대회를 12억원이 넘는 돈을 쓰면서 진행했어야 하느냐며 관련 사실을 확인하자 이 회장은 "문체부가 요청해서 규모를 키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약 30여분 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같은 사안에 대해 '팩트체크를 하겠다며 확인을 요청하자 이번엔 "체육회가 이렇게 규모가 커졌으니 예산이 더 많이 들게 됐다는 내역을 문체부에 요청했다"고 이 회장은 말을 바꿨다. 국감에 배석한 이정욱 문체부 체육국장도 체육인대회를 키워서 진행하라는 공문을 문체부에선 보낸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대한체육회의 방만한 운영도 논란이 됐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파리 올림픽 기간 현지에서 운영한 코리아 하우스 건물을 24일간 빌리는 데 총 25억원을 썼다. 하루에 1억원이 넘는 임차료를 쓴 게 국민 정서에 맞는지 따져 봐야 한다"며 "코리아 하우스 운영 전체 예산이 45억원인데 국가대표 선수단 파견 비용 43억원보다 많았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고 비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평창 올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받은 분배금 810억원 중 382억원을 평창 올림픽 기념사업과 관련이 없는 직원 인건비 등으로 썼다"며 "구멍가게식으로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신동욱 의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체육회와 문체부의 갈등에 주목한다는 이 회장의 최근 발언도 문제삼았다. 신 의원은 "이 회장이 정치 활동을 너무 많이 한다"며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총선만 치러지면 세력을 과시하고 지역 체육계로부터 성명을 받는게 '스포츠와 정치의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이 회장의 평소 말과 맞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선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국민의 질타를 받고 체육회가 문체부 감사까지 받는 상황에서도 이 회장이 IOC 위원이라는 이유로 IOC를 이용해 국민을 겁박한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현안질의 뒤 한 달이 지났는데도 그동안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이 회장과 체육회의 행보를 문제삼기도 했다.
이날 이 회장의 답변 태도도 문제로 지적됐다. 사격선수 출신으로 이 회장과 오랜 기간 국가대표 선수와 대한체육회장의 관계로 지냈던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이 국감 감사위원으로 피감기관장인 이 회장을 상대로 자선 재단과 부인의 세금 체납 의혹 그리고 과거 범죄 전력 등을 추궁하자 이 회장은 진 의원의 말을 끊고 "얘기 들어보시라! 설명 들어보시라!"는 식으로 답변했다. 이런 태도에 대해 이 회장은 다른 의원들과 전재수 문체위원장에게 주의를 받기도 했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이날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 참석해야 한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정 회장은 24일 문체위 종합감사에도 출석해야 하지만 출석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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