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이 된 반도체 중국 의존…"美와 협력 강화 등 대안 필요"

머니투데이 유선일 기자 | 2024.10.22 16:12
(챈들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인텔 오코틸로 캠퍼스를 들러 보며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 보고 있다. 2024.3.2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챈들러 AFP=뉴스1) 우동명 기자
한국 반도체 산업의 '중국 의존'이 여전히 지나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범용 메모리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내 우리 기업 입지 축소 등을 고려해 서둘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2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658조3000억원) 중 중국 비중이 약 56%(366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후 지난 7~9월에도 우리 반도체 수출의 중국 비중은 꾸준히 50% 안팎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가 이끌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을 중국에 의존한다는 의미다.

한국과 중국 반도체 기업 간 '상호의존도'가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2년 기준 중국의 한국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 수출·수입 결합도가 각각 2.94, 2.28이라고 밝혔다. 결합도가 1보다 크면 양국 무역 관계가 상호보완적이란 의미다.

우리 반도체 업계가 중국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중국 메모리 업체의 약진이 문제로 거론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요 중국 수출 품목은 D램과 같은 메모리다. 그런데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D램 업체가 최근 범용 제품 기술·생산능력을 끌어올려 한국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예상보다 저조한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원인 중 하나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Legacy) 제품 공급 증가 영향'을 꼽을 만큼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중국 기업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미중 갈등 영향으로 중국에 공장을 건설한 우리 기업 입지가 좁아진 것도 문제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억제를 위해 중국 기업에 여러 제재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시안·쑤저우)와 SK하이닉스(우시·충칭·다롄)도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중국 견제는 계속될 전망이라 중국 내 우리 반도체 기업 운신의 폭은 좁아질 가능성이 높다.

근본적으로 중국 경기가 부진하면 우리 반도체 업계 전반이 흔들리는 문제가 있다. 올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전년동기대비)이 4.6%에 머물러 연간 5%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내년엔 성장률이 올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반도체 동맹을 강화하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중국 대상 수출 비중이 여전히 큰 만큼 전면 전환보단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기업 기술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범용 제품 중심인 만큼 우리는 고부가가치 제품에서 실익을 챙겨야 한다"며 "중국과 협력을 이어가는 동시에 미국과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입주 한달 전 둔촌주공 1.2만세대 '날벼락'…준공승인·임시사용승인 모두 '불가'
  2. 2 속옷 벗기고 손 묶고 "빨리 끝내자"…초등생이 벌인 끔찍한 짓
  3. 3 허공에 붕 뜨더니 계곡 추락…산행 떠난 주부들, 못 돌아왔다 [뉴스속오늘]
  4. 4 "김민재, 와이프 인스타 언팔"…이혼 소식에 4개월 전 글 '재조명'
  5. 5 화성 향남~서울 여의도 60분 주파 '신안산선 연장사업'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