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하지 않겠다"는 한동훈…대통령실과 '차별화' 속도 내나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강화(인천)=박상곤 기자 | 2024.10.22 18:13

[the300]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 앞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대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 이후 첫 공개 발언에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김건희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사실상 모두 거절한 가운데 대통령실과 차별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22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함께 참석하기로 했던 토론회에 불참하는 등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대표는 22일 오후 인천 강화군 강화읍 강화풍물시장에서 당선 인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서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대통령실과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당정관계보다는 '국민 눈높이'를 중심에 두고 당을 운영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 대표가 이날 참석 예정이었던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실 주최 'MZ세대가 생각하는 국가 미래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 일정을 취소한 것도 전날 면담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뜻이라고 평가됐다. 한 대표가 전날 면담 직후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 참석한 추 원내대표와의 대면을 피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윤-한 면담 이후 첫 일정부터 취소한 것은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라며 "내 갈길을 가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 관계자도 "추 원내대표가 (어제) 윤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는 등 불쾌할 수밖에 없는 (내용의) 기사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당초 한 대표 측은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한 민심과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실에 맡기겠다는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이 당장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더라도 변화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민심을 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나 해당 건의를 대통령실이 즉각 거부하면서 한 대표 측이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한 대표는 그간 (대통령실에) 한결 같이 솔직한 민심을 전했다"며 "대통령실은 대표에게 한결 같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윤-한 면담을 계기로 대통령실과의 차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거절하면서 명분은 충분히 쌓였다는 것이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당정이) 똘똘 뭉쳐서 여기까지 왔으면 (앞으로는) 다르게 가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나"라며 "어떤 사람은 (대통령 임기가) 2년 반 남아 (차별화가) 너무 빠르다고 하는데 비겁한 소리"라고 말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1년 남았을 때 지지율이 (더 낮으면) 어떻게 하나. 지금 2년 반 남았으니 정신 차려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지지율을 올리는 게 맞다"고 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희들이 자의적으로 이 길을 가자 해서 온 게 아니고 그게 민심을 받는 거다 생각해서 온 것"이라며 "가던 길을 계속 가야 되는데 어제 상황이 있고 그랬으니 앞으로 좀 어떤 속도로 완급 조절을 하면서 가야 될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우선 의료 개혁 등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 "여야의정(여당·야당·의료계·정부)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국민들께 불편을 드려온 의료상황을 해결할 출발점이 될 거라 기대한다"며 "의대 학사운영과 의평원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의료계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말씀도 드린다"고 적었다.

김 여사 관련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실과 차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여사 문제와는 차별화, 갈라서기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최대 이슈인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는 한 대표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내부에서도 이견이 커서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특검을 하는 게 곧 탄핵은 아니다"면서도 "탄핵은 막아야 하는 것이고, 대표가 (특검을) 하자고 하면 빌미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우리가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당론으로 부결하자고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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