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빈손'으로 돌아온 한동훈, '김 여사 특검법' 끝까지 막을까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박상곤 기자 | 2024.10.22 17:17

[the300]

(인천=뉴스1) 김민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오후 인천 강화풍물시장을 찾아 박용철 강화군수와 함께 당선 감사 인사를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0.22/뉴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인천=뉴스1) 김민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면담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난 가운데 한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선회한 입장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동안 야당 주도의 특검법에 부정적이었던 한 대표가 이번 면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물론 이미 김 여사 특검법을 추진 중인 야당과도 차별화를 목적으로 '한동훈표 김 여사 특검법'이라는 길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대표는) 용산이 민심에 반응하길 원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거기서 살 길이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앞서 김 여사 특검법이 표결에 부쳐졌을 때) 이탈표가 아슬아슬했던 분위기가 있는데 오히려 (이번 면담과 같은) 장면을 통해서 어렵게 흘러가는 거에 대한 답답함이 (한 대표에게) 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여사) 특검 문제는 앞으로 야당이 계속 굴리기 때문에 이 문제하고 함께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을 지금부터 이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대표는 여기서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며 "예를 들어 채상병 문제 때 제3자 특검을 얘기했듯 이 문제도 '제3자 특검'이라는 해법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면담에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관련 의혹사항 설명 및 해소 등을 요구했으나, 윤 대통령은 "이미 일부 의혹의 경우에는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이고, 의혹이 있으면 막연하게 얘기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가져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한 대표의 요구를 윤 대통령이 거절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서울=뉴스1)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공동취재)2024.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야당은 앞서 발의했던 법안에 김 여사의 8회 지방선거·22대 총선 개입 의혹과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통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등을 추가한 세 번째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야당은 이를 다음달 본회의에서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오면 또 다시 재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여기서 야당은 김 여사 관련 의혹으로 민심이 더욱 악화되면서 앞선 두 번째 특검법 재표결 당시 4표였던 여당의 이탈표가 통과 요건인 8표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곧 진행될 한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간 2차 회담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여사 특검법에 담긴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불법 여론조사 및 조작 의혹이 당원명부 유출에 대한 조사 등을 빌미로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수용이 어렵다는 반응이나, 민주당은 부정선거 의혹이 '국정농단' 의혹으로 커질 수 있어 주목하고 있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2차 회담에서 '이탈표 8표 발생'과 '독소조항 삭제'에 대한 암묵적이나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다른 친한계 인사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민주당의 장단에 춤추는 일은 없다"면서도 김 여사 특검법이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에도 재표결 후 통과할 가능성과 관련해 "정말 분위기와 여론이 나빠지면 홧김에라도 투표해 민주당의 법안이 통과될까봐 상당히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회담 이후 이 대표와 한 대표가 '적대적 공생' 관계를 이루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에 출연해 "명시적으로 이재명 대표와 뭘 합의하고 뭘 하지는 못하더라도 일종의 이심전심이라고 해야 할까. 적대적 공생 관계가 아니고 공생 지점들이 발생한다"며 "(한 대표와) 대통령과의 관계가 그러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강화 풍물시장을 찾아 지난 16일 강화군수 재보궐 선거 결과 관련 당선 감사 인사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라 피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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