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품 등 5857권, 폐기 또는 열람제한"...野, 경기교육청 질타

머니투데이 이승주 기자, 유효송 기자 | 2024.10.22 14:30

[the300][2024 국정감사]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책을 들고 질의를 하고 있다. 2024.10.22. suncho21@newsis.com /사진=조성봉

경기도교육청의 자율 지침에 의해 도내 한 고등학교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선정해 폐기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시대착오적 도서 검열이다" "교육계 블랙리스트냐"며 비판을 쏟아냈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교육위 국정감사에서 "경기도교육청의 도서 검열로 노벨문학상 도서가 폐기 처분되고 열람 제한당하는 윤석열 시대의 사상 검열 상황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강 작가의 작품만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폐기된 도서가 모두 2517권에 열람 제한 도서는 3340권으로 총 5857권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더 심각한 문제는 경기교육청이 교육지원청과 학교에 공문을 보낼 때 도서 심의 매뉴얼에 적합하지도 않은 청소년 유해매체물의 심의 기준을 참조하라고 하면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한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지시한 규정을 삭제하고 원상 복귀시켜야 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이에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학교 도서 구입이나 폐기는 각 학교의 도서 심의위원회의 권한이다. 다만 교육청은 성폭력 문제나 인종차별 문제 등이 우려될 때는 학교에 환기할 필요가 있다. 그 정도의 교육적 책임성은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문을 보낼 때 언론 보도 내용을 그대로 붙인 것은 실무적으로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주의하겠다"고 답했다.

또 '폐기 및 열람 제한 도서 중 처분이 적합하지 않은 도서가 섞여 있다'는 지적에 임 교육감은 "어떤 것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고 어떤 것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며 "도서심의위원회에서 주장이 센 사람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에 대해서는 "굉장히 깊은 사고 속에서 쓴 작품이고 깊은 사고가 들어있는 작품"이라면서도 "채식주의자 2편의 몽고반점이나 이런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학생들이 보기에는, 저도 좀 민망할 정도의 그런 내용들이 있다. 유해라기보다 혹시 학생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시절에는 교육적으로 부모들이 걱정할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교육위원장은 "우리 세대는 제대로 된 성교육을 못 받은 세대가 아니냐. 아이들 성교육은 실제로 부모들이 상당히 난감해하기도 한다. 성 관련 도서의 경우 도서심의위원회에 관련 전문가 그룹도 꼭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들이 적절하게 평가해서 도서 보급을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임 교육감은 "꼭 있어야 한다. 공감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인천광역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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