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국민투표에서 몰도바 국민의 50.17%가 EU 가입을 목표로 규정하는 조항을 헌법에 명시하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은 몰도바를 2030년까지 EU에 가입시키겠단 목표다.
이번 국민투표는 구소련 공화국이었던 몰도바가 러시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와 같았다. 러시아는 개입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번 투표는 러시아의 전례없는 간섭 속에 실시됐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EU 회원국인 루마니아 사이에 위치한 작은 나라로, 농촌 지역과 소수민족이 많은 지역에선 EU 가입에 반대하는 국민이 많다.
투표 전 몰도바 당국은 러시아에 사는 도주 재벌 일란 쇼르가 국민투표와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조직적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허위 정보를 호스팅하는 온라인 리소스를 삭제했고, 몰도바 국민이 대규모 폭동에 참여하도록 훈련시키는 러시아 프로그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산두 대통령은 이번 투표를 통해 2030년까지 몰도바의 농업 경제를 EU에 편입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영원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몰도바는 투표 결과에 따라 EU 가입을 목표로 정의한 조항을 헌법에 추가하게 된다. 몰도바는 올해 6월 EU 공식 가입 협상을 본격 시작했다.
EU 외교정책 책임자인 호셉 보렐은 "EU와 몰도바는 공통의 미래를 공유한다"며 "몰도바의 민주적 발전, 개혁, 경제 성장을 계속 지원하고 EU 가입을 향한 길에서 몰도바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위원회 위원장은 X 게시물에서 몰도바의 국민투표 결과를 환영했다. 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에 맞서 몰도바는 독립적이고 강력하며 유럽의 미래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존 커비도 "러시아는 선거에 간섭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몰도바의 민주주의는 강력하다"며 "러시아가 11월 결선 투표에도 영향을 미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인구 300만명 미만의 유럽의 작은 나라 몰도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사회의 주목받고 있다. 산두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하고 에너지 공급원을 다각화해 러시아와 관계가 악화했다. 몰도바처럼 EU 가입을 원하지만 러시아의 영향력이 보다 강한 조지아도 역시 다음주 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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