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 김레아, 인형 배 난도질…피해자에 "너도 이렇게 죽일 것"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4.10.22 11:30
1998년생 김레아./사진=수원지검 제공
헤어지자는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그의 어머니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김레아(26)에 대한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가운데 피해자가 김레아의 집착과 협박에 시달렸던 상황이 전해졌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피해자의 절친한 친구였다고 밝힌 A씨는 김레아와 피해자가 사귀는 동안 옆에서 보고 들었던 것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A씨는 "친구는 김레아와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 '남자친구에게 집중해야 해서 연락 못 하겠다'고 했다"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기다릴 테니 연락하고 싶으면 언제든 해라'라고 말해줬다. 그런데 친구가 저를 메신저 차단까지 하더라"고 회상했다.

며칠 뒤 A씨는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A씨는 "친구가 울먹거리면서 남자친구한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했다"며 "김레아가 친구 휴대전화를 부수고, 친구 몸을 촬영한 영상으로 협박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A씨가 "증거를 확보해 안전하게 이별해야 한다. 도와주겠다"고 하자 피해자는 "김레아가 엄청 똑똑하다"며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A씨는 초소형 녹음기를 피해자에게 전달하기로 하고 만남을 약속했다.

A씨는 "몇 시에 어디서 만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날 저녁 다시 전화가 왔다"며 "친구가 '아까는 오락가락했다'면서 다른 톤으로 얘기했다. 평소 목소리가 전혀 아니었다. 누군가 시켜서 말하는 게 느껴져서 모른 척 '그래. 나중에 연락해'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끊기 직전 옆에서 '이제 끊어'라는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그는 "친구를 학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나오지 않았다. 몇 주가 지난 뒤 연락이 왔는데, 김레아가 집에 못 가게 모텔이나 호텔에 감금했다고 하더라. 죽을 뻔했다고 했다"며 "김레아가 '친구들도 죽이겠다. 3000만원이면 청부살인 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당일 밤에도 피해자의 전화를 받았다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니 친구가 흐느끼는 소리와 때리는 소리가 같이 들렸다. 친구가 '살려달라'고 하더라. 김레아가 저한테 상관하지 말라는 뜻으로 전화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 신고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있는 장소를 몰랐고, 김레아를 자극할 수 있겠다는 걱정에 고민했다고 한다. A씨는 "일부러 전화를 끊었다. 3~4번 다시 걸려 왔는데 계속 끊으니까 더 이상 오지 않더라"며 "이후로는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연락을 끝으로 피해자 소식을 모르고 지내던 A씨는 올해 4월 기사를 통해 김레아의 머그샷을 접했다고 한다.

A씨는 "친구의 남자친구라고 생각도 못 했다. (친구가 살해당한 걸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친구가 (감금당했다가) 풀려나왔을 때 '빨리 집에 가서 안전하게 있어'라고 할 게 아니라 바로 경찰서에 갔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평소 김레아는 친구에게 인형의 배를 흉기로 난도질하면서 '널 이렇게 찔러 죽일 거다'라고 했다고 한다"며 "김레아는 저를 굉장히 싫어했다. 그래서 더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35분쯤 경기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거주지인 오피스텔에서 피해자(21)와 그의 어머니(46)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치료받다 숨졌고 어머니는 중상을 입었다. 김레아는 피해자의 성관계 영상을 20~30차례 촬영해 소장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레아는 지난달 진행된 3차 공판에서 "가족과 ○○(강아지)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가족 간의 구치소 접견실에서 "10년만 살다 나오면 돼. 나오면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엄마"라고 말한 녹음 내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김레아는 사건 당시 게보린 알약 2~3정과 소주 1병을 마신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김레아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친구에게 미안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이라며 "김레아 가족도 유족에게 (미안하다는) 연락을 안 했다고 한다. 무기징역도 가볍다. 엄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레아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23일 열린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입주 한달 전 둔촌주공 1.2만세대 '날벼락'…준공승인·임시사용승인 모두 '불가'
  2. 2 속옷 벗기고 손 묶고 "빨리 끝내자"…초등생이 벌인 끔찍한 짓
  3. 3 '정년 65세' 시대 열렸다…행안부 공무직부터 정년 최대 65세로 연장
  4. 4 허공에 붕 뜨더니 계곡 추락…산행 떠난 주부들, 못 돌아왔다 [뉴스속오늘]
  5. 5 "김민재, 와이프 인스타 언팔"…이혼 소식에 4개월 전 글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