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파이 커지고 위상 올라가"…WGBI 편입 의미 강조한 정부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 2024.10.21 16:48
WGBI 개요/그래픽=최헌정
정부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을 두고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상이 올라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일 WGBI 편입 결정이 이뤄진 후 12일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기술적으로 복잡한 구조 탓에 대국민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해 추가 설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설명회를 열고 WGBI 편입의 의미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설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Russell)은 지난 9일 한국의 WGBI에 편입을 결정했다. 세계 3대 국채지수인 WGBI는 추종자금만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실제 편입은 내년 11월에 이뤄진다.

기재부는 WGBI 편입 결정이 이뤄질 당시 배포한 자료에서 WGBI 편입으로 정부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줄어들고, 외환시장의 유동성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2조5000억달러인 WGBI 추종자금과 2.2%인 한국의 편입비중을 감안하면 약 560억달러(75조원) 가량의 국채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곽상현 기재부 국채과장은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으로 구성되는 자본시장에서 채권시장 쪽에 안정적인 자금이 들어오는 것인데, 약 75조원의 자금이 들어오면 자본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진다"며 "국채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회사채 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WGBI 편입 배경도 상세히 설명했다. WGBI 편입요건은 △발행잔액 액면가 기준 500억달러 이상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기준 신용등급 A- 이상 △시장접근성 레벨2 등 3개다. 한국은 정성평가인 시장접근성이 레벨2보다 낮은 레벨1을 기록해 2022년 9월부터 관찰대상국에 머물렀다. FTSE 러셀은 이번에 레벨2로 올렸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한국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결정 관련 브리핑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기재부는 그동안 한국 국채시장의 시장접근성이 낮았던 원인을 크게 4개로 제시했다. 비거주자의 계좌개설이 힘들었고 달러계좌와 원화계좌를 같은 은행에 개설해야 했던 것이다. 여기에 계약 이후 원화를 지급해야 하는데 시차가 있었던 점, 보고 의무 규제 등도 작용했다.

정여진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은 "이를 해소한 게 외환시장 구조개선"이라며 "과거에는 국내은행에 계좌를 개설해야 했지만 앞으로 (외국인도)한국에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되고, 환전 독점이 깨지고, 비거주자의 원화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가능해지고, 보고의무도 완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과장은 "WGBI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가 많은데, 지금까지 한국에 투자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할 수 없이 계좌를 열어야 한다"며 "국채 만기로 발생한 원화를 다시 가지고 나가면 환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돈으로 녹색채권을 살 수도 있고, 주식투자도 할 수 있는, 즉 한번 들어온 돈이 선순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녹색채권 발행을 검토했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WGBI 편입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이르면 내년에 녹색국채 발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나 "주요 선진국들은 녹색국채를 많이 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여건이 안됐다고 해서 접어놨다"며 "최근에 WGBI 편입이 결정됐고 대한민국 국채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나 신뢰도를 어느 정도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갖고 녹색국채 발행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WGBI 편입이 협업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외환시장 구조개선, 국채시장 선진환 등 여러가지 조치를 해왔고, 그 와중에 2년 동안 추진한 WGBI에 편입될 수 있었다"며 "기재부의 (유관)3개 실국 말고도 국세청, 한국은행, 예탁결제원, 금융위원회 등 모든 기관들이 힘을 합쳐 협조해 WGBI 편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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