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간 50% 상승…다시 불뿜는 원자력 ETF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4.10.22 05:40
국내 상장 원자력 ETF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글로벌 기업들의 원자력 에너지 투자가 이어지면서 관련 ETF들도 다시 반등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전력이 필수인 만큼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면서 관련 기업들도 호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RISE 글로벌원자력'은 전 거래일 대비 430원(2.11%) 오른 2만8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 ETF는 지난 5월29일 1만9505원으로 고점을 찍은 이후 가격 부담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이 겹치며 지난달 9일에는 고점 대비 30% 떨어진 최저 1만366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저점을 기점으로 반등을 시작해 한 달여만에 50% 이상 주가가 뛰었다.

다른 원자력 ETF도 상황은 비슷하다.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와 'HANARO 원자력iSelect'는 지난달 9일 저점 이후 각각 16.1%, 19.6% 반등했다. 반등폭은 RISE 글로벌원자력보다 크지 않지만 두 ETF 모두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고점에 근접 중이다.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최근 미국 빅테크들의 연이은 원자력 투자 결정으로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원자력 발전 1위 업체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와 835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이를 위해 원전 사고로 가동이 중지됐던 스리마일섬의 원전을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어 아마존은 버지니아주 전력 회사인 도미니언 에너지가 운영하는 노스 애너(North Anna) 원자력 발전소 근처의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개발 프로젝트에 5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글 역시 SMR 스타트업인 카이로스파워와 500MW 규모의 전력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원자력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의 전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은 제한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에너지는 일조량이나 바람의 세기 등에 따라 전력 공급이 일정치 않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원자력 발전이다.


정연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태양광과 풍력 위주로 PPA 시장이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원자력 PPA가 체결되기 시작했다"며 "빅테크 기업들 모두 원자력을 새로운 데이터센터향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의 장기 호황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3종의 원자력 ETF 중 RISE 글로벌원자력은 글로벌 원자력 밸류체인에 투자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다. 약 30%의 비중을 차지한다. 우라늄 연료 공급 회사인 카메코가 약 21%의 비중으로 두번째다. 한국의 두산에너빌리티도 8%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ACE 원자력테마딥서치와 HANARO 원자력iSelect는 국내 기업에만 투자한다. 비중 상위 3개 종목은 HD현대일렉트릭, 한국전력, 두산에너빌리티로 동일하다. 이외에도 LS ELECTRIC이나 효성중공업 같은 전력설비 업체 비중이 높다.

글로벌 원자력 산업 호황에 따라 원자력 테마 ETF들의 고른 상승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이지만 투자전략이나 구성종목이 다른 만큼 이슈에 따라 수익률에는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

미국 기업 비중이 높은 ETF의 경우 최근 주요 빅테크들의 투자 결정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재점화하면 변동성은 그만큼 더 커질 수 있다. 국내 기업 비중이 높은 ETF는 해외 원전 수주 소식이나 글로벌 전력망 구축 수요 등에 따라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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