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률·탄소배출 모두 잡는다…한세실업 '스마트' 공장 가보니[르포]

머니투데이 호찌민(베트남)=하수민 기자 | 2024.10.21 16:03

한세실업 베트남 띠엔장성 TG 법인· 빈푹성 원단 염색 전문사 베트남 C&T 법인 르포


베트남 호찌민에서 북쪽으로 약 90㎞ 떨어진 한세실업 C&T(컬러&터치) 공장. 34만㎡ (9만 8300평) 규모의 부지에 3개 공장을 갖춘 이곳은 한세실업의 베트남 원단 자회사 2곳 중 하나다. 한세실업은 C&T를 통해 베트남 한 지역에서 봉제와 원단 제작, 염색, 영업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완성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C&T 공장에 들어서자 벽면 곳곳에 걸려있는 친환경 건축물 인증 '리드'(LEED) 획득 기념사진이 눈에 띄었다. C&T 법인은 2027년까지 탄소 배출 60% 절감, 용수 사용 50% 절감, 전기사용 15% 절감을 목표로 친환경 설비를 적극적인 도입하고 있다.

이탈리아 업체에서 새로 도입한 거대한 친환경 염색기도 이 공장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물, 전기, 스팀 사용량을 각각 42%, 16%, 18% 절감해주는 스마트 기기로 염색기 액비 조절을 통한 용수 절감 기술 등을 도입해 용수 사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이현승 C&T Vina 공장장은 "기존 염색기는 원단과 물의 비율이 1 대 7 혹은 1 대 5 정도였다면 친환경 염색기는 1 대 3 정도로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새 염색기는 고압·상압 두 가지 방식의 염색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염색 시간을 줄임으로써 전기 사용과 탄소 배출 절감에도 용이한 것이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친환경 염색기. /사진=하수민기자

C&T 공장은 빗물을 산업용으로 재사용하는 빗물 저장 시스템과 역삼투압 방식(RO·Reverse smosis) 등을 이용해 폐수를 재활용하고 있다. 의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용수의 80%가 원단 염색과 마감에서 발생한다.

C&T에서는 하루 4500톤의 폐수가 발생하는데 RO시스템을 통해 1500톤을 완전히 정수해 수돗물보다 더 깨끗한 물을 만든다. 공장 안에는 2000L 규모의 물탱크를 비롯해 다양한 크기의 폐수 처리기가 갖춰져 있었다. 불순물 제거, 살균, PH(산성화) 등 과정을 거쳐 폐수 처리가 이뤄진다.

바이오매스만을 사용해 보일러 연료로 쓰는 장치도 도입했다. 베트남에서 연간 생산되는 800만 톤의 왕겨를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석탄 연료 대비 탄소배출량을 92%가량 줄이고 있다.

김철호 C&T Vina 대표는 "바이어들이 친환경을 중시해 이산화탄소 배출과 물 절약 등에 관심을 꾸준히 가져왔고 회사에서 투자 결정을 내려 구조적으로 많이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에서의 경험을 C&T 콰테말라로 확대해 친환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변화해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C&T 3공장 RO 정수시스템 조제탱크. /사진제공=한세예스24홀딩스


'불량률 0.0125%'… 年 4500만장 의류 '자동화' 생산



한세 실업은 친환경 설비뿐만 스마트 공장 구축에도 힘을 주고 있다. TG 법인 1공장의 불량률은 0.01%대다. 1만벌 생산 시 불량품이 1벌밖에 나오지 않는 비결은 바로 '스마트 자동화'다.


실제로 지난 16일 찾은 베트남 띠엔장성에 위치한 한세실업 TG법인 공장 곳곳에는 크고 무거운 원단을 옮기는 행거 라인이 눈에 띄었다. 옷감을 자동으로 옮기는 기계 덕분에 작업자는 무거운 원단·재단물을 직접 핸들링할 필요 없이 앉은 자리에서 생산과 품질에 집중할 수 있다.

한세실업은 연간 4500만 장의 의류를 생산하는 TG법인에 2020년 자체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인 '햄스(HAMS)'를 적용했다. 이 공장에선 원·부자재의 입고부터 재단→봉제→완성→출고까지 전 과정에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이 밖에 자동 연단기, 자동 재단기, 자동 패턴 미싱, 자동 라벨 준비기, 제함기, 봉함기 등 각종 자동화 기기 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공정 자동화로 1인당 생산성이 약 15% 올랐다.

한편 한세실업은 베트남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중미 지역에 이식할 예정이다. 한세실업은 지난달 미국 섬유 제조업체 '텍솔리니' 인수에 이어 엘살바도르에 법인을 설립했다. 내년 4분기에는 과테말라에 에코스핀 원사 제조 1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주요 고객사가 있는 북미와 인접한 과테말라에 방적, 염색, 봉제를 한 곳에서 하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베트남에 이어 제2의 생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지난 16일 '한세예스24그룹 글로벌 기업설명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미에서 한세실업 정도로 수직계열화를 시도하는 업체가 없기 때문에 공장 완공 이후엔 압도적 우위에 설 것"이라며 "늦어도 2026년 초엔 과테말라에서 생산과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띠엔장성에 위치한 한세실업 TG법인 1공장. /사진제공=한세예스24홀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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