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인데"…잔금대출도 막으라는 당국 압박에 새마을금고 '난감'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10.21 16:45
올해 새마을금고 가계대출 추이/그래픽=윤선정

지난달 새마을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분의 70%가량이 잔금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주자 중심의 잔금대출에까지 금융당국의 압박이 들어오면서 단계적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하려 했던 새마을금고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새마을금고 주담대 증가분의 70%는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한 잔금대출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달 주담대를 포함한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은 8월 대비 2000억원 늘었다.

새마을금고는 주담대 증가를 이끈 게 잔금대출인 만큼 실거주자의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본다. 기존 주택을 매매할 때 받는 일반 주담대와 달리 잔금대출은 분양 예정자가 미리 정해져 있던 일정에 따라 받는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잔금대출을 받으려는 차주는 수년 전부터 분양 절차를 밟고 실거주 요건을 충족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한 투기세력과는 거리가 있다"며 "지난달 새마을금고의 가계대출 증가분이 투기수요를 불러일으키는 대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실거주자에게 대출을 내주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따라 당분간은 주담대를 억죄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5일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보험사·카드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 실무자를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가계대출이 늘어난 새마을금고와 대형 보험사를 집어 주담대 관리에 특히 더 주의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오는 23일에도 2금융권을 소집해 가계대출 관리현황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목표는 새마을금고의 장기적인 방향성과 배치된다. 새마을금고는 기업대출에 쏠린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점진적으로 가계대출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5개월 동안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점차 둔화하기도 했다. 올해 1~3월까지는 전월대비 가계대출 감소액이 5800억~8200억원이었으나 5~7월에는 2600억~3100억원으로 확연히 줄었다. 8월에도 전월대비 가계대출 감소액이 200여억원으로 축소됐다.

중앙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가 기업대출만 취급해서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사태까지 일어났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본연의 역할을 하기 위해 가계대출을 단계적으로 늘려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요청을 받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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