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점왕 삭제한 155㎞' 삼성의 PO 히트상품, 이번엔 'MVP 0순위' 김도영이다! "삼진 잡는다는 생각으로" [KS1]

스타뉴스 안호근 기자 | 2024.10.21 11:57
삼성 김윤수기 지난 15일 PO 2차전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플레이오프(PO) 전까지 그의 이름을 아는 야구 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가을야구를 챙겨본 팬이라면 이젠 그의 이름을 모를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전역한 파어어볼러 김윤수(25·삼성 라이온즈)다.

김윤수는 PO 3경기에 출전에 단 1이닝만 책임지며 탈삼진 하나 포함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구수도 3경기를 통틀어 9구에 불과했지만 모두 실점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며 강력한 인상을 남긴 '신스틸러'로 등극했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전체 5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김윤수는 2020년 12홀드를 올리며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결국 지난해 1월 상무에 입대했고 그해 4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수술 후 한 단계 성장한 면모를 보였다. 올 시즌 상무에서 14경기에 나서 74이닝을 소화했고 8승 3패 평균자책점(ERA) 2.43, 피안타율도 0.228에 불과했고 39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동안 탈삼진 86개를 기록할 정도로 강력한 투구를 펼쳤다. 앞서 박진만 감독은 "상무에서 수술 후 제구가 매우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1군에선 4경기 5⅓이닝 ERA 10.13으로 좋은 활약을 보이진 못했지만 김윤수는 가을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했다.

PO 1차전부터 승부처에서 김윤수가 등장했다. 홈런 3방으로 일찌감치 7-1로 크게 앞서간 삼성은 7회 선발 데니 레예스가 내려간 뒤 급격히 흔들렸다. 결국 7-4로 추격을 허용했고 2사 1,2루에서 김윤수가 깜짝 등판했다.

지난 13일 PO 1차전에서 7회초 오스틴 딘을 상대로 역투하는 김윤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타점왕 오스틴을 상대로 김윤수는 이번 PO 명장면 중 하나를 연출했다. 초구부터 시속 150㎞직구를 뿌려 헛스윙을 유도한 김윤수는 2구 커브로 카운트를 늘린 뒤 3구 155㎞ 불 같은 강속구로 오스틴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포효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경기 전에 투수 파트와 의논을 했다. 우리 불펜진에서는 김윤수 선수가 구위가 제일 좋다"면서도 "걱정은 볼넷인데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면서 1루가 비어 있는 위기 상황 때, 삼진을 잡아야 한다면 원 포인트 식으로 쓰기로 했는데 확실하게 우리가 구상했던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아주 오늘 좋은 활약을 해줬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첫 가을야구를 완벽하게 치러낸 김윤수는 "삼진이 되는 걸 보고 '내 공이 진짜 좋구나' 느꼈다. '자신감을 갖고 계속 이렇게 투구하면 팀 승리를 계속 이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차전, 3차전에서도 위기 상황에서 박진만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린 투수는 김윤수였다. 2차전에서도 7회 2사까지 잡아낸 선발 원태인이 만루 위기에 놓이자 김윤수가 등판했다. 공교롭게도 타자는 또 오스틴이었다. 김윤수는 시속 155㎞ 패스트볼로 단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투구를 마무리했다.

3차전에서도 5회말 좌완 이승현이 박동원의 볼넷, 박해민의 희생번트, 문성주의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홍창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내줬다. LG 선발 임찬규가 완벽한 투구를 펼쳤고 더 이상의 실점은 패배를 의미했다. 송은범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2사 1,2루에서 다시 오스틴을 상대하기 위해 김윤수가 등판했다. 이미 두 차례 오스틴을 압도했던 김윤수를 맞아 오스틴은 다급해보였다. 초구 직구를 번번이 놓쳤던 오스틴은 과감히 초구를 노렸으나 시속 154㎞ 패스트볼에 타구가 먹혔고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번 PO 오스틴은 김윤수에게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완벽히 제압당했다. 시리즈 향방을 좌우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장면들이었다.

김윤수가 1차전에서 오스틴을 3구삼진으로 잡아내고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4차전엔 김윤수가 나설 만한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1-0 승리를 거뒀다. 이젠 한국시리즈다. 4차전 직후 만난 김윤수는 "한국시리즈가 처음이라서 싱숭생숭하다. (강)민호 형도 처음 가서 정말 기뻐하시는데 너무 기쁘고 가서도 더 잘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 될 것 같다"며 "마운드에 올라가서 자신 있게 던지면 PO처럼 좋은 결과가 있을 것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PO에서 오스틴 저격수였다면 한국시리즈에선 또 다른 우타 거포 김도영과의 매치업이 기대감을 모은다. 김도영은 올 시즌 141경기에서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OPS(출루율+장타율) 1.067로 사실상 최우수선수(MVP) 0순위로 불리는 올 시즌 최고의 선수였다. 김윤수는 올 시즌 김도영과 2차례 맞붙어 피안타는 없었지만 1볼넷 2타점을 허용했다.

김윤수는 김도영과 맞대결에도 자신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삼진을 잡는다고 계속 상상하고 올라가면 삼진이 나올 수도 있고 범타가 될 수도 있다"며 "항상 삼진을 잡는다고 생각하고 올라가서 전력투구를 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한 차례 큰 무대를 통해 약점까지 보완하는 계기가 됐다.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이 시리즈를 치르면서 그래도 긴장감을 다스릴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긍정적"이라며 "공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얻어서 한국시리즈에 가서도 그걸 다 펼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PO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에 큰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다. "중요한 상황에 등판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영광스러운 일이고 모든 선수가 다 그걸 바라보고 계속 훈련을 하고 경기를 한다"며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해이해지지 않고 더 집중해서 시리즈를 잘 준비해 우리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김윤수가 지난 15일 PO 2차전에서도 오스틴을 잡고 이닝을 마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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