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양산하고 있는 '이친자', 결방이 야속해

머니투데이 이덕행 기자 ize 기자 | 2024.10.21 10:22
/사진=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이하 '이친자')가 점진적이지만 꾸준하게 마니아를 양산하고 있다. 뒤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본방을 봐야만 하는 이유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흥행이 보장된 야구 중계를 포기할 정도의 믿음에 충실히 보답한 '이친자'지만, 이번에는 야구로 인해 한 차례 결방하게 됐다. 불가항력적인 결방이지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이친자'(연출 송연화, 극본 한아영)의 시청률은 5.5%. 하루 앞선 18일에는 5.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 주와 비교하면 그리 크지는 않지만 분명히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친자'는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가 수사 중인 살인사건에 얽힌 딸의 비밀과 마주하고, 처절하게 무너져가며 심연 속의 진실을 쫓는 부녀 스릴러 작품이다. 부녀 스릴러라는 설명처럼 '이친자'를 이끌어가는 건 아빠와 딸이다. 범죄자의 심리를 꿰뚫는 최고의 프로파일러이지만 딸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아빠 장태수 역할에는 한석규, 비밀을 간직한 딸 장하빈 역에는 채원빈이 나선다.


29년 만에 MBC로 돌아온 한석규는 명불허전의 이름값을 보여주고 있다. 범죄자의 마음을 읽는 데에는 프로페셔널이지만, 가장 가까워야 할 딸의 마음은 전혀 읽지 못하는 아빠 장태수의 심리를 세밀하게 표현했다. 의심과 믿음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하고 있는 한석규의 연기는 시청자를 순식간에 빨아들이고 있다.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딸 장하빈을 연기한 채원빈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대선배 한석규와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패기 있는 연기력으로 모든 것이 의뭉스러운 장하빈이라는 캐릭터를 거침없이 표현하고 있다. 극을 이끌어가고 있는 한석규-채원빈 부녀에 더해 한예리, 노재원 등의 배우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특징을 도드라지게 잡아내며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MBC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역시 '이친자'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총 10화로 편성된 '이친자'는 짧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컴팩트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첫 주 방송에서는 장하빈이 범인이라는 암시를 계속해서 던지더니 19일 방송 말미에는 장태수의 죽은 전 아내이자 하빈의 엄마인 윤지수(오연수 분)가 시체를 유기하는 모습이 방송됐다.



죽은 이수현과 윤지수, 장하빈 사이에 있었던 일이 모든 사건의 핵심으로 보이는 가운데, 누구든 범인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더욱 쫄깃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사건이 드러난다면 드라마의 제목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가 가지는 의미 역시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친자'는 전작이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Black Out'의 무거운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동시에 부녀의 멀어진 거리를 나타내는 식탁, 마음의 문을 닫은 딸을 대변하는 닫힌 방 등 섬세한 미장센을 비롯해 스산한 연출로 작품이 가지는 색깔을 분명히 하고 있다. 드라마를 깐깐하게 보기로 유명한 한국 시청자들에게 좋은 호평을 받으며 마니아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MBC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파격적인 엔딩으로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이번주 금요일에는 '이친자'를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친자'가 방송되어야할 25일에는 오후 6시 10분부터 2024 KBO 한국 시리즈 KIA와 삼성의 4차전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이후 MBC '뉴스데스크', '나 혼자 산다'가 방송된다.


'이친자'가 첫 방송을 하던 11일에도 MBC는 KT와 LG의 중계권을 가지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포스트시즌은 지상파 생방송을 하지만 MBC는 '이친자'를 확대 편성하는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다만,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러한 선택을 내리기는 어렵다. 더욱이 4차전은 경우에 따라 우승 팀이 결정될 수도 있는 경기다. 결국 이번에는 한국 시리즈 생중계를 선택하고 '이친자'의 방송을 하루 미루게 됐다.


하루 미뤄진 방송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작품 시청의 흐름이 끊겨 악재가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시청자를 더 안달나게 만들어 붙잡아 둘 수도 있다. 그래도 '이친자'에 매료된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어느덧 반환점을 눈앞에 둔 '이친자'가 마니아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시청률을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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