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부진→최다 득점' 우승팀 잡은 외인, 그 뒤엔 유쾌한 김연경 있었다 "제가 튀르키예 말 좀 할 줄 압니다"

스타뉴스 수원=김동윤 기자 | 2024.10.20 08:15
김연경(왼쪽)과 투트쿠.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연경(36)이 새로운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25·이상 흥국생명)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했다.

흥국생명은 19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개막 방문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점수 3-1(25-19, 14-25, 25-22, 25-15)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투트쿠와 김연경이 각각 21점, 16점으로 37점을 합작했고 정윤주가 12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3일 전 팀에 합류한 피치 역시 공격 성공률 46.67%로 9점을 올리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김연경은 우승을 위해 은퇴를 미루고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MVP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팀 자체로는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모두 현대건설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런 만큼 주포 역할을 해줘야 할 투트쿠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투트쿠는 2015년부터 튀르키예와 독일 리그에서 경험을 쌓았다. 193㎝의 큰 키에서 나오는 타점 높은 공격으로 2021~2022시즌에는 김연경이 과거 활약했던 튀르키예 명문 팀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배구 팬들의 주목받았다.

지난 6일 경남 통영에서 끝난 KOVO컵 대회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KOVO컵 3경기에서 투트쿠는 52득점으로 대회 9위에 그쳤고 공격 성공률(30.77%) 등 주요 공격지표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이때를 떠올린 투트쿠는 "(V리그가) 유럽 리그와 확실히 다르다고 느꼈다. V리그는 수비가 좋은 리그라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다. 스스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선수들이나 코치진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코트 안에서 다른 선수들이 안 보일 때가 있는데 그때마다 김연경 선수가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의 투트쿠가 득점 후 김연경을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이날은 달랐다. 투트쿠는 신장이 작은 현대건설 공격수들의 앞을 가로막아 흐름을 차단했고, 후위에서는 빠르게 공격을 가져가 상대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 블로킹 4점, 후위 득점 5점 등으로 고른 득점 분포와 함께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잡는 1등 공신이 됐다. 지난 8월 2일 입국해 약 두 달간 호흡을 맞춘 성과가 이제야 나왔다는 것이 김연경의 설명이다.


김연경은 "나도 튀르키예에서 오래 뛰다 보니 튀르키예 사람들의 성향을 잘 알아서 투트쿠가 편했다. 튀르키예 말도 유창하진 않지만, 조금은 할 줄 안다. 두 달 동안 함께 하면서 튀르키예 농담도 하고 그랬다"고 웃으며 "투트쿠가 훈련 때 정말 성실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그동안 호흡이 안 맞아 아쉬움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19일) 경기에서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삼아서 앞으로 더 잘하는 본래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입국 당시 투트쿠는 김연경을 우상이라고 말했던 선수다. 당시 그는 "어릴 때부터 김연경 선수의 플레이를 좋아했는데 이렇게 한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마음은 여전했다. 인터뷰실에 들어선 두 사람은 스스럼없이 장난을 치며 친분을 과시했다. 투트쿠는 "초반에 김연경 선수와 같이 뛴다고 했을 때 굉장히 설렜다. 내가 14~15살 때 김연경 선수와 같이 뛴 기억이 있는데 아마 김연경 선수는 기억을 못 할 것"이라며 "워낙 레전드여서 코트 안팎에서 많이 배우려 한다. 또 김연경 선수와 함께 다음 단계를 밟아 나아가는 그 과정이 나도 조금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흥국생명의 투트쿠(왼쪽)가 현대건설전 승리 후 김연경을 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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