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대위기' 인천 팬들, 야유 아닌 응원가 부른 이유... 고등학생 팬 "우리는 생존왕, 아직 4경기 남았다" [인천 현장]

스타뉴스 인천=박재호 기자 | 2024.10.20 05:53
강등 위기에 놓인 최영근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인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인천은 지난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2024 하나은행 K리그1' 34라운드 원정에서 1-2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인천은 승점 32(7승11무16패)로 최하위 12위에 자리했다. 반면 인천 상대 3연승을 달린 제주는 승점 44(14승2무18패)로 8위를 유지하며 강등권에서 한 걸음 더 달아났다.

전반전 경기를 완벽하게 주도한 인천은 후반 초반 수비 실책으로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중반 제르소가 동점골을 넣으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지만 경기 막판 이탈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올리자 인천 선수들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점유율이 58대42로 높았고 유효슈팅도 17대6으로 훨씬 많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선수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인천 응원석으로 다가가 인사했다. 이겼어야 할 경기를 놓쳤고 강등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높아져 팬들의 야유가 예상됐지만 인천 서포터즈 '파랑검정'의 반응은 달랐다. 그들은 야유 대신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팬들은 '두려워 하지마 너 자신을 믿어'라는 걸개를 펼치고, '인천은 나의 자존심, 나의 마지막 영혼'이라는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며 축 처진 선수들을 격려했다. 선수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팬들의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을 뿐이었다.

경기 후 선수들을 기다리던 인천의 고등학생 팬 장민서(18) 군은 "아직 4경기가 남았다. 선수들이 잘할 거라 믿는다. 아직 포기하면 안 되고 끝난 게 아니다"라며 "선수들을 믿고 계속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은 K리그 전통 생존왕으로 통한다. K리그1 승강제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2부로 떨어진 적이 없다. 장민서 군도 "인천은 생존왕 타이틀이 있다. 그만큼 선수들을 믿는다"고 거듭 믿음을 나타냈다.


'올해 성적이 왜 안 좋았던 것 같냐'고 묻자 "괜찮은 영입이 없었던 것 같다. 조성환 전 감독님도 안 좋은 시기에 팀을 떠났고 분위기가 계속 어수선했다"고 말했다.

최영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할 때도 팬들이 열심히 응원해주셨다.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면서 "팬들 때문이라도 늘 새로운 마음으로 더 힘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팬들의 자존심도 있고, 선수들을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반 중반 김건희가 유혈 사태 속 교체되는 변수도 뼈아팠다. 송주훈이 슈팅하는 과정에서 김건희가 얼굴에 발을 맞고 쓰러졌다. 얼굴이 피로 물든 김건희는 붕대로 이마를 감싼 채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출혈이 계속되고 계속 경기를 뛰기엔 큰 부상이었다. 결국 전반 29분 그라운드에 다시 주저앉았고 인천은 김건희를 빼고 오반석을 투입했다.

최영근 감독은 "뜻하지 않게 김건희가 부상을 당했고 교체하는 부분에서 미스가 나지 않았나 싶다"며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에서 1명이 아닌 3명을 다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고민하다 3명을 다 교체했는데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실점했다"고 결승골 실점을 아쉬워했다.

인천은 4경기가 남은 가운데 11위 전북 현대와 승점 차가 5점이다. 인천은 광주FC와 전북, 대전 하나시티즌, 대구FC와 차례로 대결한다. 전승을 가정해도 다이렉트 잔류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영근 감독은 "계속 부상자가 나오고 부상 선수들은 회복이 안 되고 선수층이 계속 얇아지고 있다. 스쿼드를 고민해야 한다"며 "매 경기 선수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수비 실책이 안 나와야 하는데 결정적인 상황에서 미스가 나오고 있다.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에서 승점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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