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 계승 정근식 신임 서울교육감 "강남 3구 학부모 염려 덜겠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4.10.17 17:22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홍효식
지난 16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공약인 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를 취임 후 첫 결재 사안으로 꼽았다.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진보 교육의 명맥은 유지하되, 학생인권조례와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등 쟁점 현안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논의하겠다"며 숙고의 뜻을 밝혔다. 교육 양극화를 해소하고 질 높은 교육으로 '교육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정 교육감은 17일 서울교육청에 첫 출근하며 "1호 결재 사안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초학력과 관련한 우려가 많아 학습진단치유센터에 먼저 손을 대겠다"고 밝혔다. 정 교육감은 선거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 부진과 경계선 지능 등 문제점을 진단·치유할 수 있는 인프라(학습진단치유센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어 진행한 기자회견에서도 "교육적인 맥락에서의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학습진단치유센터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라며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구체적인 청사진은 없지만 교육청과 외부 전문가들과 어떻게 하는 것이 의미있는 제도일지에 대해 생각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교육감은 특히 선거 당시 내세운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 △딥페이크(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얼굴 등 신체 부위를 합성한 허위영상물) 등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 △교사의 처우 개선 △인공지능의 도전·창의 인성 교육으로 극복 등의 공약 추진을 약속했다. 이 중 역사 교육 강화와 올바른 교육을 위해 서울시교육청에 역사위원회와 역사 자료센터를 건립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교육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우선 '교육부가 추진하는 AI디지털교과서나 늘봄학교 같은 정책들에 어떤 목소리를 내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장 시급한 문제들 중에 하나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는데 좀 더 신중한 도입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교육 효과가 어느 정도 있는지 확인한 후 도입하는 것도 늦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샘플 그룹에서 (수업을) 해보고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를 봤으면 좋겠지만 어떤 학생은 하고, 어떤 학생은 안한다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다"며 "정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일방적으로 하지 않고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고, 민감한 문제여서 교육청 전문가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를 둘러싼 갈등 상황에 대해서는 "이 조례로 교권이 저하됐다는 근거가 없다"며 존치 필요성을 고수했다. 다만 "학생인권조례는 상대적으로 10년 전 시기에 학생의 권위가 약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학생인권이) 본 궤도에 올라가면 학부모·교사 등 권리와의 균형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정 교육감은 대학교수 출신으로 유·초·중등 교육 경험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일주일에 한 번은 현장을 찾겠다"며 "특히 '강남 3구' 학부모님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으며 염려를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사에서는 "지난 10년의 혁신 교육이 근대교육 100년의 적폐를 씻어내는 공교육 정상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교육의 성과를 잇되 그 한계는 과감히 넘어서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한편 전날 치러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투표율의 경우 23.5%에 그치면서 교육감 직선제가 처음 도입된 2008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 교육감은 득표율 50.17%(93만6967표)로 조전혁 후보(46.02%)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진보 진영은 2014·2018·2022년 지방선거에 이어 4번 연속 서울교육감 자리를 지켰다. 정 교육감은 앞으로 조희연 전 교육감의 남은 임기인 1년 8개월 동안 서울교육을 이끌게 된다.

베스트 클릭

  1. 1 "이진호 어머니 아프단 말에 월세도 내준 이수근…도박 알고 충격"
  2. 2 "박지윤 그동안 어떻게 참았냐" "최동석 막말 심해"…누리꾼 반응 보니
  3. 3 [단독]"막걸리 청년이 죽었다"…숨진지 2주 만에 발견된 30대
  4. 4 "나가" 쩌렁쩌렁 야유 사라졌다…홍명보, 웃으며 "이유 모르겠다"
  5. 5 오션뷰 내세웠는데도 "비싸요, 안 사"…눈물의 '억대 할인' 이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