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암 환자 최후의 보루' 국립암센터도 위태…수술 20%↓, 적자 확대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10.17 10:18

정부 인건비 지원 8월 이후로 끊기며 경영난 악화…올해 8월까지 26억원 적자, 전년 수준 넘어서
내년 정부출연금 예산 209억원 요구했지만 미반영돼…"정부 지원 절실"

국립암센터 비상진료 기간 진료실적/그래픽=윤선정
장기화된 의료공백으로 암 환자 최후의 보루인 국림암센터의 경영난이 악화됐다. 비상진료기간 입원환자 수가 12%, 수술건수는 20%나 감소했고, 적자 규모도 확대됐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 예비비로 한시 계약직 당직·입원전담의를 고용했지만 지난 8월 이후로 정부 지원이 끊겨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을 위해 정부출연금으로 209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다. 암 환자를 위해 정부의 국립암센터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암센터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비상진료 기간(2월20일~9월3일) 동안 국립암센터의 입원환자 수는 8만4445명으로 전년 동기 9만6242명 대비 12.3%(1만1797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병상가동률은 88.9%에서 79.4%로 9.5%포인트(p) 줄었다. 수술건수도 4986건(일평균 37건)에서 4016건(일평균 30건)으로 19.5%(970건)나 감소했다. 외래환자 수와 신규 환자 수도 각각 2.9%(6589명), 2.7%(211명) 줄어들었다.

환자들의 진료 대기일수는 길어졌다. 올해 2월 중순까지는 평균 약 14일이었으나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인 지난 5월에는 39일까지 늘어났다. 지난 1일 기준 전체 전공의 77명 중 71명이 사직, 1명은 수료했고 5명만 근무 중이다.
국립암센터 전경
의료인력이 부족해지자 국립암센터는 지난 3월부터 3개월 단위의 계약직 형태로 전담의 38명을 한시 고용했다. 이후 지난 8월 대기일수는 18일로 줄었지만 어려움은 지속된다. 전담의들의 인건비를 정부가 국비로 지원한 예비비를 받아 충당했는데 이마저도 지난 8월부터 지원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지원된 인건비 총액은 약 5억4700만원이다. 추가 예산을 배정받지 못하면 이마저도 유지하기 어려운 상태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한시적으로 고용된 신규 전담의 인건비만 월 5억원 넘게 소요된다"며 "현재는 이탈 전공의 인건비 지급잔액 등을 활용하여 인건비를 충당하고 있으나 지속가능하진 않은 구조"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행 규모 유지시 연간 63억원이 필요한데 내년부터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차입 외 방법이 없다"며 "지속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국립암센터는 향후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을 위해 내년도 정부출연금으로 209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예산안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국립암센터는 "현재 의료인력 부족으로 40명 규모가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이고,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을 위해서는 최소 97명의 인력 투입이 필요해 정부출연금을 요청했지만 미반영됐다"고 했다.


국립암센터의 재정 악화는 심화됐다. 올해 8월까지 국립암센터의 당기순이익은 26억원 적자일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손실 23억원 대비 적자폭이 커진 것이다. 올해 2월20일부터 9월30일까지 진료실적 목표는 2319억5600만원이지만 실제 발생실적은 2228억6300만원으로 90억9300만원의 의료수익 차질이 발생했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비용은 느는데 수익은 올라오지 않고 있어 적자 규모가 더 커질 것 같다"며 " 정부 지원 없이는 내년도 부속병원의 운영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립암센터는 지난 7월 진료역량이 한계에 다다라 기존 암 환자의 안전한 진료 유지를 위해 신규환자 진료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서명옥 의원은 "국립암센터는 암 환자 최후의 보루이므로 상시 암 환자 진료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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