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건희 특검법'을 제출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특검법 제출 뒤 취재진과 만나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총망라했다"며 "지난번 특검법을 발의한 이후에 (김 여사와 관련한) 수많은 의혹이 쏟아져나왔고, 어제까지도 새로운 의혹들이 나와 추가해야 할 정도였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서 각각 한 번씩 발의돼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재표결에서 부결돼 폐기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에 발의한 특검법에 김 여사의 8회 지방선거·22대 총선 개입 의혹과 김 여사가 명태균씨를 통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부정선거를 했다는 의혹 등을 추가했다.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를 겨냥해 '김 여사 관련된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고의적으로 지연·봐주기 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과 이에 관련된 불법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새롭게 포함했다.
이 외에 코바나컨텐츠 관련 뇌물성 협찬 의혹, 채상병 사망 사건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인사개입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까지 포함해 총 13개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적시됐다. 김 수석부대표는 "(김 여사와 관련해) 추가로 의혹 제기될 수 있는 부분까지 특검이 수사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규정들을 (법안에) 넣어놨다"고 했다.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규모 등은 기존 특검법과 동일하게 했다. 특검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후보자를 추천해 이 중 한 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대통령이 추천받은 후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후보자 중 연장자가 특검으로 자동 임명되게 했다. 수사팀 규모는 150명 안팎이고, 수사 기간은 최대 170일 이내로 정했다.
보완재 격으로 상설 특검도 동시 추진한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 등 3건을 수사할 상설특검 수사요구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상설 특검 후보 추천 과정에서 여당이 지연 전략을 펼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국회 규칙도 개정도 밀어붙이고 있다.
상설특검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개별 특검과 달리 이미 제정된 법률을 근거로 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다만 별도의 특검을 만드는 것보다 특검 규모가 작고 활동 기간도 짧다. 이는 민주당이 상설특검 수사 대상을 3건으로 한정한 배경이다. 상설 특검 임명권을 가진 대통령이 임명을 무한정 미룰 경우엔 야당 입장에선 마땅히 돌파할 방법이 없다는 한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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