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관 원치 않는다" 사양한 한강…아버지도 '문학관' 단칼에 거절했었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10.16 17:59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한강이 지난 13일 스웨덴 공영 방송 SVT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SVT 영상 캡처) / 사진=뉴스1

대한민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고향인 광주광역시에서 지어주겠다는 기념관, 문학관 등 기념시설을 극구 사양한 이유가 아버지에 있었다.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도 앞서 전남 장흥군에서 지어주겠다고 밝혔던 문학관을 극구 사양했던 바 있다.

16일 유튜브 여수MBC Prime 채널에서는 이틀 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 우리시대 걸쭉한 이야기꾼' 영상을 다시 게재했다. 이는 8년 전 제작된 영상이다. '브라보 멋진인생'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한승원 작가를 인터뷰했던 영상을 다시 올렸다.

이 영상 속에서 한승원 작가는 9남매 중 차남이었지만, 형제들에게 베풀고 가르쳐야 했던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문득 '먹고 살기 위한 글은 쓸만큼 썼다. 내 삶의 가장 아름다운 세계를 표현해야 할 때가 돌아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에 과감히 낙향했다"고 밝혔다.
인터넷과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될 것도 예견했다. 이에 그는 고향인 전남 장흥에 내려가 글쓰기에 매진했고 주옥같은 소설들을 써냈다. 그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키조개, 다산, 포구의달 등 백여권의 책을 펴냈다.

한강 작가 부친인 한승원 작가/여수mbc 유튜브 캡처
그는 "기왕에 있던 한승원이라는 존재에 자연이라는 프리미엄이 더해지면서 내 영혼의 값이 한층 격상되지 않았나"고 낙향한 것에 대해 만족감을 표현했다.

장흥에서도 그에 대한 존경심의 표현으로 '한승원 문학관'을 만들겠다고 제안했는데 이를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한승원 작가는 "문학관 하면 작가 원고지나 만년필 놓고 구경하고 그렇지 않나. 나는 20년은 더 살 텐데 문학관 대신 문학 학교가 낫겠다 싶더라"고 전했다. 오롯이 자신만을 기리는 문학관보다 많은 사람과 함께 사색하고 수양하고, 문학에 대한 좋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문학 학교를 선택한 것이다.

이에 장흥군에서는 문학관 대신 그의 집필실이자 문학 학교인 '해산 토굴'과 한승원 소설문학길을 만들었다.

한강 작가 역시 그의 고향인 광주시에서 그의 이름을 딴 기념관, 문학관 등 시설을 제안했지만 극구 사양했다. 이에 광주시는 기념 건축물 대신 인문학 산책길, 독립서점 활성화 등 인문학 지평을 넓히는 쪽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기정 광주 시장은 "'전쟁에 주검들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여냐'면서 큰 기념관, 큰 기념관, 화려한 축하 잔치를 원치 않는다는 한강 작가의 말을 가슴에 담아 그 성취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방법을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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