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진 수협은행 '지주사 전환'…어깨 무거운 신학기 차기 은행장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10.16 16:32
국내 주요 은행 보통주자본비율/그래픽=임종철
올해부터 진행될 예정이던 Sh수협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모회사인 수협중앙회와 수협 지역 조합들의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의 자본력도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중앙회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여러 경제적 사안을 고려해 지금은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이어 강신숙 수협은행장은 "금융환경 불확실성 증대로 지난해 M&A(인수합병)를 하려고 했지만 건전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돼 판단을 보류했다"라면서도 "계속 인수대상 물건을 탐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를 설립하려면 수협은행이 1개 이상의 자회사를 확보해야 한다.

강 행장은 지난해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2023년 1분기 M&A 대상 선정 및 재무실사·가치평가 △2분기 비은행자회사 인수 △3분기 정부와 지주 전환 협의 △4분기 금융지주 설립방안을 마련 등 절차를 거쳐 2024년부터 지주사 전환을 시작해 2030년까지 지주사 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애초에 수협은행의 자본여력에서 벗어나는 계획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은행권 최하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말 기준 수협은행의 CET1은 12.17%로 국내 은행 평균(13.18%)에 못 미치고 전 은행권에서 가장 낮다.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늘기 때문에 CET1 비율은 하락하게 된다. 이 경우 금융사가 손실에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 돈이 유출되는 주주환원에도 장애물로 작용한다. 금융당국은 CET1 비율 12%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당초 RWA를 당국의 표준등급법이 아닌 자체적으로 산출해 CET1 비율을 상승시키는 내부등급법 도입을 추진했으나 현재까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또 내부등급법 도입과 함께 중앙회가 은행에 자금을 지원해 자본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실제 지난해 초 수협은행은 중앙회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하지만 수협중앙회의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되레 은행이 중앙회에 내는 지원금이 늘어나고 있다.

수협은행은 배당금과 명칭사용료로 △2021년 662억원 △2022년 1050억원 △2023년 1198억원을 중앙회에 지원했고, 올해 △1246억원의 지원금을 확정한 상태다. 노동진 회장은 지난 3월 "조합의 경영 개선을 위해 3년 내에 조합 지원금을 현재 1800억원에서 3000억원대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원금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수협은행의 부담금이 계속 늘리겠다는 뜻이다.

강신숙 행장이 M&A를 성사시키지 못하고 올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면서 신학기 차기 은행장 후보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 후보자는 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으로서 M&A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이 30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한 만큼 지주사 전환은 신 후보자의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수협은행도 후보자 추천 이유로 "신 후보자는 수협은행 내에서 영업과 기획, 전략과 재무 등 다방면에 걸쳐 뛰어난 성과를 쌓아온 금융 전문가"라며 "후보자의 경험과 능력을 통해 은행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가능 성장을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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