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정부 목표의 두배 감축"…종이회사 대표의 결단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10.16 15:53
무림그룹,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 발간/그래픽=윤선정
"선진국의 저탄소 경제 전환이 빨라, 주요 수출국들의 환경규제가 기업 성장의 핵심 요건으로 부상했습니다"

국내 탑2 제지회사 중 한곳인 무림그룹의 이도균 대표는 16일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22년 대비 25% 줄이겠다고 선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의 감축 목표로는 11.4%만 줄이면 되지만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며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무림그룹은 이날 기존의 ESG경영보고서와는 별개인 '기후변화 대응 보고서'를 제지업계에서 처음으로 발간했다. 환경보호가 점점 중요해지자 국제회계기준(IFRS) 재단 산하의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는 IFRS S2 '기후 관련 공시' 기준을 마련했고, 이에 따른 보고서의 작성 의무는 내년에 생긴다. 무림은 작성 시점을 자발적으로 앞당겼다.

보고서에서 무림은 그룹 차원에서 탄소배출량을 대폭 줄인다고 약속했다. 특히 계열사인 무림P&P는 2030년의 배출량을 2022년 대비 45% 줄이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에도 무림은 탄소 배출량을 2022년 대비 3.2% 줄였다.

무림의 탄소배출 감축 전략의 핵심은 리그닌(흑액) 활용이다. 무림P&P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생산한다. 그 과정에 부산물인 흑액을 얻는다. 흑액은 목재가 함유하는 시커먼 액체다. 섬유질과 달리 종이의 직접적인 원료가 되지 않지만 바이오매스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종이 공장은 물과 섞어 걸쭉한 펄프를 건조할 고온 스팀이 필요하다. 보통의 공장은 100% 화석연료를 쓰지만, 무림은 흑액을 사용한다. 흑액은 화석연료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 흑액 사용으로 무림은 지난해 탄소배출량 80만톤, 에너지 비용 약 1770억원 절감했다.

무림은 그밖에 고효율 전동기 교체, 스팀 사용량 저감, 노후 설비 교체·개선 등으로 탄소배출량을 꾸준히 줄일 계획이다. 또 탈플라스틱 시대를 대비해 친환경 브랜드인 네오포레, 무해(moohae) 등으로 종이빨대, 종이컵, 완충재, 코팅제, 옷걸이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한때 무림은 인도네시아에서 조림사업을 하는 과정에 산림을 파괴한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에 조림사업 투자는 공식적으로 중단했고,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하는 등 친환경 기업으로서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이끄는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기후변화에 책임을 지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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