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미국 항공우주국)는 목성 위성 무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를 14일 12시 6분 스페이스X의 발사체 '팰컨 헤비'에 실어 발사했다고 밝혔다.
엔진 역할을 하는 추진체까지 더하면 총무게 5900㎏에 달하는 유로파 클리퍼는 NASA가 제작한 행성 탐사용 우주선 중 가장 크다. 지구보다 태양에서 5배 먼 목성계에서도 태양 빛을 모아 전력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형 태양 전지판이 설치됐다. 유로파 지도 생성을 위한 고해상도 카메라, 지하수 유무를 분석할 수 있는 얼음 투과 레이더, 가장 최근 물 분출 지점을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열 측정기 등 주요 탑재체 9개가 실렸다. 유로파 클리퍼 개발에 예산만 약 6조원, 40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NASA의 1년 치 예산 30조원의 5분의 1, 한국 우주항공청의 올해 총예산(약 8000억원)의 약 6배에 달하는 개발비가 프로젝트 하나에 투입된 셈이다.
계획대로라면 2030년 4월경 목성 궤도에 진입한 유로파 클리퍼는 2031년부터 유로파 지표면 25㎞ 상공을 49회에 걸쳐 비행한다. 비행 동안 우주선에 탑재된 얼음 투과 레이더, 열화상 장비가 얼음 표면 아래 숨겨진 '거대한 바다'를 탐색한다.
유로파 클리퍼의 주요 목표는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유로파는 달과 크기가 비슷하지만 내부는 완전히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20㎞ 두께 두꺼운 얼음층으로 이뤄진 유로파의 지표면 아래 지구의 모든 대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물을 가진 거대한 바다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90년대 발사한 목성 탐사선 갈릴레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잉그리드 다우버 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유로파의 바다를 탐색해 생명체가 살아갈 만한 환경이 어떤 것인지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닷속에서는 여러 원소가 서로 결합·반응해 유기물이 탄생하고, 이 유기물들이 진화해 생명체의 몸을 구성한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원도 이 과정에서 생긴다. 니키 폭스 NASA과학임무부국장은 "유로파 클리퍼는 향후 몇 세대에 걸쳐 이어질, 전례 없던 과학적 임무"라며 "과거 갈릴레오 탐사선, 보이저 1·2호가 만들어낸 과학적 유산을 바탕으로 지구 너머의 거주 가능한 행성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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