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 벌려 뼈 깎는 수술도 옛말…당일 퇴원 가능한 척추병 새 치료법은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4.10.15 17:57

[정심교의 내몸읽기]

고령자가 늘면서 매년 무섭게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가 '척추질환'이다.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허리 추간판탈출증, 척추뼈가 신경을 누르는 척추관협착증이 대표적이다. 발병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통증으로 여간 고통스러운 게 아니다.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지 않으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안용 교수의 도움말로 척추질환의 원인과 증상, 최신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기존 척추 수술(왼쪽)과 내시경 척추 수술(오른쪽) 방식 비교. /그림제공=강동경희대병원


디스크 돌출, 척추신경 통로 협착이 신경 눌러


추간판탈출증은 척추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손상되거나 돌출돼 척추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보통 평소 허리에 부담을 주는 습관이나 운동 부족, 스트레스로 인해 추간판에 퇴행성 변화가 생기고, 퇴행한 추간판에 충격이 가해지면서 발생한다.

추간판탈출증은 10대 청소년부터 노년기까지 다양한 나이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 허리통증과 함께 무릎 밑까지 내려가는 다리 저림이 나타나는데,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증상이 심해진다.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 뜨거움 등 이상감각을 호소하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퇴행성 변성이 주원인으로 척추관을 구성하는 인대·뼈·관절 등이 두꺼워지면서 신경 몸통과 신경뿌리를 직접 눌러 발생한다.

엉덩이·종아리·발목 등 넓은 범위의 감각이 소실되고 저림 같은 감각 이상 증상이 생길 수 있다. 통증 때문에 걷다가 쉬게 되고, 다시 걸을 때 다리가 터질 것 같은 증상인 파행증이 생기는 데, 협착 정도가 심할수록 보행거리가 짧아진다. 허리를 뒤로 젖힐 때 심해진다.


내시경 척추 수술, 부작용 적고 당일 퇴원도


추간판탈출증은 안정을 유지하면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도 많고, 약물·물리·주사 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도 효과적이어서 80~90% 환자에서 3개월 내 호전될 수 있다. 다만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진단 시 심한 신경 압박과 마비 증세를 동반할 때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척추관협착증은 경증일 때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신경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중증이면 자연치유가 불가능하며,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고 주사 치료나 신경성형술 등의 경피적 척추 시술 자체가 효과가 없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디스크'라 부르는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의 차이점. /그림제공=강동경희대병원
척추질환의 기존 수술은 전신마취 후 큰 피부를 절개해 근육을 벌려 뼈를 깎아내는 관혈적 수술이 대부분이었다. 큰 수술이어서 때로는 수혈이 필요하기도 했고, 수술 중 정상 조직이 손상돼 후유증이 많이 생기고 회복에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고령 환자, 체질이 약한 환자는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내시경 척추 수술이 주목받는다. 부분마취 후 피부를 3㎜ 정도 절개해 내시경과 미세 수술 도구를 통해 병소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한다. 정상 근육을 보존하고 뼈 제거와 신경 자극을 최소화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이 짧고, 안전하며, 회복 속도가 빨라 수술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안용 교수는 "완전 내시경 척추 수술은 표준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보이면서도 안정성이 입증된 최소침습수술의 가장 진보한 수술법"이라며 "노령 환자나 기존 질환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시경을 이용해 모든 척추관 협착증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내시경 척추 수술은 일반적인 척추 수술법이 아니어서 별도로 수련한 의사의 수술적 노하우가 중요하다. 안용 교수는 세계적 최소침습 척추수술 전문가로 풍부한 임상 경험과 내시경 척추 수술 관련 연구 업적으로 명성을 쌓았다. 실제 SCI급, 저명 학술지에 25년간 100건 이상 게재했으며, 지난해 최소침습 척추수술 영문 교과서(Springer 사)를 포함한 저서를 다수 출간했다.

Tip. 일상에서 척추질환 예방·관리하려면
-올바른 자세 유지하기(걷거나 앉을 때 좌우대칭 맞추기, 몸의 수직선 유지하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근력·유연성 기를 운동하기
-스트레스 관리하기
-추간판탈출증 환자는 디스크의 부담을 줄이는 신전운동 하기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척추관을 넓히는 굴곡운동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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