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트럼프' 수면 위로? 경합주에서 2%P 앞선 트럼프

경합주 조기 투표 의향자 조사에선 트럼프 48% vs 해리스 47%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州) 오크스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24.10.14 /로이터=뉴스1

미국 11월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통령을 결정지을 경합주 조기 투표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7곳에서 조기 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48%의 지지를 받았다. 해리스(47%)보다 1%포인트 높다. 이번 여론조사는 11~13일 사이 전국의 등록유권자 3145명(표본 오차범위 ±1.8%p)을 대상으로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실시했다.

CNN은 "미국 선거는 통상적으로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층 참여 비중이 높고, 공화당은 본투표에 집중하는 것으로 여겨졌다"며 "조기투표에서도 트럼프가 박빙 속 우위를 기록한 것은 민주당으로선 경고 신호"라고 짚었다. 전국 단위 조기 투표 의향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이 51.4%였고 트럼프가 42.6%였던 것을 감안하면 경합주 결과는 민주당에 특히 뼈아프다. 경합주 내 전체 투표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역시 트럼프는 49%의 지지율로 해리스(47%)를 2%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 응답자의 81%는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45%가 조기 투표 의사를 밝혔고 50%는 대선일에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4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서 열린 유세서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공약을 밝히고 있다 2024.10.15 /AFPBBNews=뉴스1

최근 미 ABC 방송의 최근 7개 경합주 조사 결과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9%로 동률을 나타냈다. 여론조사 공동 책임자인 마크 펜은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트럼프의 경합주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박빙의 지지율을 의식한 듯, 해리스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이리 유세를 시작으로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북동부 공업지대) 3개 주를 방문한다. 15일은 미시간, 16일은 또 다시 펜실베이니아, 17일은 위스콘신을 돌고 다시 18~19일 미시간을 찾는 일정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들 3개 주는 2016년 대선 때 트럼프에게 넘어가는 바람에 경합주로 바뀌었지만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국 선거 분석 매체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집계한 최근 한 달간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값을 보면 펜실베이니아는 0.3%포인트, 미시간은 0.9%포인트 격차로 해리스가 열세다. 트럼프 득표율을 견인한 '샤이 트럼프'(성향을 감추는 트럼프 지지자)를 감안하면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도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찾았다. 필라델피아 교외의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트럼프는 남부 국경을 통해 유입된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해리스를 향해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그리고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사실 그녀(해리스)는 더 위험해 보이지만, 그(바이든)가 그녀보다 똑똑하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