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안팔리는 '파산저축은행' 부동산…패키지 매각 추진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4.10.15 16:27
/사진=뉴스1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묶어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격이 유사한 부동산을 패키지로 매각해 공매 성공률과 자금 회수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과정 등에서 취득한 부동산 여러 개를 묶어서 매각하는 벌크세일(bulk sale)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피스텔, 상가, 사업부지 등 용도별로 부동산을 묶거나 물건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함께 파는 방식이다.

부동산을 묶어서 파는 만큼 입찰자는 개별 구입 때보다 좀 더 낮은 가격에 물건을 매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보 입장에서는 쌓인 부동산 물건 여러 개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빠른 공적 자금 회수에 우선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예보는 2011년부터 발생한 저축은행 부실과 파산 등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에 참여했다. 특별계정을 통해 지원한 자금 규모는 27조2000억원으로 이 중 14조원을 회수한 상태다. 예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취득한 부동산, 주식, 미술품 등의 자산을 매각해 지원 자금 일부를 회수 중이다.

다만 장기간 소송 등으로 공매가 늦어진 사업장은 시설 낙후 등으로 물건의 매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또 인기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업시설, 임야, 사업부지가 많아 회수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예보는 단순 개별 공매를 통해 판매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식의 매각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지난 3분기 21개 부동산을 일괄·동시·집중매각 하는 클린페어를 실시했다. 개별적으로 매각하기보다는 부동산을 한데 모아 소개하면서 입찰자의 관심을 끄는 방식이다. 잠재 매수자 30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설명회 등도 개최했다.


클린페어에서는 아파트가 399억원(1건), 상업시설이 7억원(2건)에 판매되는 등의 성과를 얻었다. 예보는 클린페어 이후 공인중개사를 활용한 매각 등 새로운 매각 기법 등을 도입했다.

아울러 매각 대상 물건을 모아 패키지로 판매하는 벌크세일을 통해 잔여자산을 정리할 계획이다. 물건을 한곳에 모아 설명하고 개별 판매하는 클린페어와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예보의 잔여자산은 1993억원에 이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는 만큼 우선 과감한 자산 정리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또 부동산 매각주관사의 성공보수를 높이고, 조기에 고가 매각할 경우 추가 보수를 지급하는 등 인센티브를 강화해 적극적인 매각업무를 유도할 계획이다. 미술품의 경우 작가별로 수요자층을 설정해 집중 마케팅에 나선다.

다만 잔여자산 부동산의 대부분이 지방에 있는 등 물건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 클린페어에서 판매된 물건도 수도권에 있는 아파트로 공매 시장에 최초로 나왔다는 것이 매각이 성사된 주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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